[심층분석 5부작 스테이블 코인] 5부 스테이블코인 혁명, 프랜차이즈·소상공인 지형 바꾼다
특별취재팀
yheo@fransight.kr | 2025-09-27 07:04:59
규제 불확실성·소비자 신뢰 확보가 관건...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급
[프랜사이트 = 특별취재팀 박세현, 허양기자]
디지털 자산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과 소상공인 생태계에 혁신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인프라 혁신을 넘어 경영 현장의 핵심 프로세스까지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계는 기회와 도전 사이에서 신중한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자산에 가치를 연동해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로, 기존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해외 가맹점 로열티 정산, 원자재 조달, 소비자 결제 등 프랜차이즈 운영의 핵심 영역에서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프랜차이즈 본사, 글로벌 정산혁신 기대감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해외 가맹점과의 로열티 정산 과정이다. 현재는 은행 간 국제 송금을 거쳐야 하므로 높은 수수료와 느린 결제 속도가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해외 송금의 경우 3~5%의 수수료와 2~3일의 처리 시간이 필요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송금 수수료를 1% 미만으로 줄이고 정산 시간을 수 분 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조달 과정에서도 상당한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 해외에서 원재료를 수입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환율 변동 리스크와 송금 수수료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는데, 스테이블코인이 이러한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 나아가 스마트 계약 기술을 통한 자동화도 가능하다. 매출 보고와 동시에 사전에 설정된 비율의 로열티가 본사 지갑으로 자동 전송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정산 지연이나 누락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가맹점주에겐 기회와 위험 공존
가맹점주들에게는 글로벌 소비자층 확대라는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해외 관광객이나 외국인 소비자가 환전 불편 없이 직접 결제할 수 있어 새로운 매출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주문과 배달 플랫폼에서는 국경을 넘나드는 결제가 가능해져 사업 영역 확장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우려 요소도 적지 않다. 소비자들의 낮은 인지도와 신뢰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디지털 자산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층은 여전히 현금이나 카드 결제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에 연동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발행사의 투명성 문제가 불거질 경우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세무·회계 처리 방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실무진들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현행 국내 법제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세금 신고나 회계 처리에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상황이다.
소상공인, 금융접근성 확대 vs 보안 우려
소상공인들에게는 더욱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전통 금융망 접근이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나 이주 노동자가 많은 업종에서 저비용 송금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은행 계좌 없이도 모바일 지갑만으로 결제가 가능해 금융 소외계층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해외 직구·역직구나 소규모 수출입을 하는 영세업체들의 경우 기존 대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 결제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실시간 정산 시스템도 큰 장점이다. 송금 지연 없이 즉시 자금을 회전시킬 수 있어 영세업체들의 자금 흐름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안 문제와 소비자 교육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고연령층 고객들의 경우 여전히 기존 결제 방식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돼, 소상공인들은 다양한 결제 수단을 병행 운영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될 수도 있다.
정책적 뒷받침이 성패 좌우
스테이블코인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세무·회계 기준 마련이다. 스테이블코인으로 발생한 매출을 어떻게 과세할 것인지, 장부 기장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소비자 보호 장치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환불이나 분쟁 조정 등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보장받던 소비자 권리를 스테이블코인 결제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경우 국가별 규제 차이를 조율하는 것도 과제다. 각국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가 상이한 상황에서 통일된 정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제도가 조기에 도입된다면, 국내 가맹점과 소상공인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디지털 결제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체계적 대응전략 수립 필요
업계는 스테이블코인을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정산 시스템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로열티 정산과 원자재 구매 과정에 스마트 계약을 도입해 자동화와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맹점주 대상 교육도 중요하다. 결제 절차, 보안 관리, 회계 처리 등 실무에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현장 적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무엇보다 정부와 산업계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규제 당국과 업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안정적이면서도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합리적인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 좌우할 분기점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본질적으로 글로벌화와 대규모 거래를 특징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산업에 스테이블코인이 가장 적합한 디지털 금융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도입 여부가 향후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며 "기회와 위험을 균형 있게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소상공인 모두에게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라는 분명한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동시에 규제 정비, 소비자 신뢰 확보, 세무 처리 방안 마련이라는 과제도 함께 안고 있다.
산업계와 정부, 그리고 소비자가 함께 협력해 제도적 기반을 다지고 사회적 인식을 확산해 나간다면,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혁신적 변화를 성공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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