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둔화 속 '선택과 집중'의 시대 도래

[데일리포커스=허양 특별취재팀장]

2025년 상반기 국내 가맹사업 시장은 과거의 폭발적인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변화와 구조조정 단계에 진입했다. 공정거래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가맹본부와 가맹점 수는 각각 0.5%, 3.4% 증가에 그쳤고, 브랜드 수는 오히려 0.4% 감소하며 시장의 성숙화를 알렸다. 이는 천편일률적인 브랜드보다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곳이 두각을 나타내는 '선택과 집중'의 시대가 왔음을 시사한다.

외식업 세분화 심화와 무인화 트렌드 확산

2025년 상반기 신규 등록 브랜드를 살펴보면 외식업의 독주는 여전하지만, 그 안에서도 세분화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한식 부문에서는 '꾸블랙', '우리숯불국밥', '1953형제돼지국밥', '남남국밥' 등 국밥 전문 브랜드들이 대거 등장했으며, '한오백년추어탕', '박혜경예담추어명가' 등 추어탕 전문점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이는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한 끼 식사에 대한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결과다.

분식 업계에서는 김치찜 전문점이 급부상했다. '국대김치찜', 'an끝마을 김치찜', '김치찜이최고야', '귀한김치찜', '백프로김치찜' 등 김치찜 전문 브랜드들이 줄줄이 등록되며 K-푸드 열풍과 전통 발효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트렌드는 무인화와 자동화의 확산이다. 'Beige on you 무인옷가게', '공유오피스 moo'를 비롯한 다양한 무인카페 브랜드들이 신규 등록되며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의 행동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프리미엄, 건강, 서비스업 다각화가 새로운 성장 동력

시장 성장 둔화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는 포착되고 있다.

1. 프리미엄 디저트 & 커피 전문점: '우든버러 커피 로스터스', '다이렉트커피 생활카페', 'CUPHI' 등 개성 있는 소규모 커피 브랜드들이 대형 프랜차이즈와 차별화를 꾀하며 주목받는다. '밀콤빙수', '화채한박스' 등 계절성과 트렌드를 반영한 디저트 브랜드도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2. 건강식 & 맞춤형 요식업: '샐러드 온', '피틀리(fitly)' 같은 건강식 전문 브랜드와 '1인 맞춤형 요식업'이 부상하고 있다. 이는 웰빙에 대한 관심 증가와 1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다.

3. 서비스업 다각화: 교육, 피트니스, 미용 등 서비스업 분야에서도 프랜차이즈 진출이 활발하다. '해빗피트니스', '홍익아트미술교육원', '컬러드스파' 등이 대표적이며, 이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자기계발에 대한 관심 증가를 나타낸다.

지역별 분포와 하반기 전망

가맹본부의 70% 이상은 서울과 경기도에 집중되어 있지만, 가맹점은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한다. 특히 지방에서는 외식업 중심의 분포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프랜차이즈의 순기능, 즉 지방 소상공인에게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는 역할을 보여준다.

2025년 하반기 가맹사업 시장은 차별화된 컨셉트, 기술 융합,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부응하는 업종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 가맹점의 수익성 확보, 그리고 유사 브랜드 간의 차별화 전략은 여전히 중요한 도전 과제로 남는다.

결론적으로, 2025년 상반기 가맹사업 시장은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무인화, 건강식, 프리미엄 서비스 등 새로운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과 탄탄한 수익 구조를 갖춘 브랜드만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창업을 고려하는 예비 가맹점주들은 단순한 매출 규모보다는 지속 가능한 수익성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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