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식용유 제대로 알고 쓰자 (下): 포도씨유와 올리브유, 용도를 착각하면 독이 된다
박세현 기자
shpark@fransight.kr | 2025-11-14 02:14:52
◆ 포도씨유, 산패 속도 늦은 ‘고온 볶음용’의 숨은 강자
깔끔한 맛과 높은 발연점으로 한때 ‘만능 튀김유’로 각광받았던 포도씨유. 그러나 포도씨유의 진가는 튀김보다는 ‘산패가 느린 고온 볶음’에 있다. 산패 속도가 느린 포도씨유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주방 전략을 알아보자.
포도씨유는 포도씨를 압착하여 추출한 기름으로, 특유의 은은한 향과 깔끔한 맛 덕분에 고급 식용유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 높은 발연점을 가진 덕분에 한때 튀김 요리에도 많이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건강상의 이점과 조리 특성을 고려하여 그 사용처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해졌다.
정제된 포도씨유의 발연점은 약 216℃~230℃ 정도로 높아 튀김, 부침, 볶음 등 고온 조리에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기름이 금방 타지 않아 생선 구이나 각종 볶음 요리에 특히 적합하다. 또 자체 향이 약해 해산물이나 육류의 맛을 살리는 데 유리하다.
포도씨유에는 천연 항산화 물질인 토코페롤(비타민 E)과 카테킨이 함유되어 있어 다른 식용유에 비해 산패 속도가 느리다. 대용량을 구매하거나, 사용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메뉴에 사용하는 경우, 산패 걱정을 덜고 비교적 오래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포도씨유는 냉장고에서 굳지 않으므로, 샐러드 드레싱이나 가벼운 무침에 사용해도 좋지만, 진정한 가치는 높은 발연점을 활용한 볶음/구이 요리에 있다. 특히 생선, 해산물 요리에 사용하면 잡내를 줄이고 깔끔한 풍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량 구매 시 보관 안정성이 뛰어나지만, 튀김처럼 기름을 여러 번 재사용하는 용도로는 산화가 빠른 편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 포도씨유에 대한 오해와 팩트 체크
“포도씨유는 카놀라유나 콩기름보다 튀김에 훨씬 좋다?”
[팩트체크] 포도씨유는 오메가-6(리놀레산) 함량이 매우 높아 고온에서 장시간 가열할 경우 산화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튀김용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짧은 시간 고온으로 볶거나 굽는 요리에 사용하는 것이 지방산 구성 측면에서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포도씨유는 건강에 좋은 오일이다?”
[팩트체크] 포도씨유는 콜레스테롤 저하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오메가-6의 과다 섭취를 유발할 수 있다. 샐러드 드레싱 등 비가열 요리에는 오메가-3가 풍부한 들기름이나 오메가-9이 풍부한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것이 더 권장된다.
◆ 올리브유: ‘발연점 오해’를 벗은 프리미엄 식용유의 활용법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낮아 볶음이나 튀김에 쓰면 안 된다.” 이는 올리브유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다. 엑스트라 버진, 퓨어, 포마스 등 종류별 발연점과 사용 용도를 명확히 파악하여, 프리미엄 식재료인 올리브유를 주방에서 100%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올리브유는 지중해 식단의 핵심이자 건강한 기름의 대명사다. 불포화 지방산인 올레산(오메가-9)이 풍부하며, 항산화 성분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그러나 종류별 발연점 차이가 크기 때문에, 올바른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엑스트라 버진 (Extra Virgin)은 발연점이 약 160℃~210℃이다. 올리브를 처음 짜낸 비정제유로 향이 강하고 영양 성분이 풍부하다. 샐러드 드레싱, 파스타 마무리, 빵 찍어 먹기 등에 적합하다.
◇ 퓨어(Pure) / 라이트 (Light)는 정제유와 엑스트라 버진유를 혼합한 것으로 발연점은 약 220℃~240℃다. 향과 색이 약하고, 일반적인 볶음, 부침, 오븐 요리(중/고온)에 적합하다.
◇ 포마스 (Pomace)는 올리브 찌꺼기에서 화학젝 정제를 통해 추출한다. 발연점이 가장 높아서 238℃~242℃이다. 튀김이나 볶음 요리(고온)에 적합하다.
외식업소에서 튀김용으로 올리브유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발연점이 높은 퓨어 또는 포마스 등급을 선택해야 한다. 엑스트라 버진유는 비싸고 열에 약한 영양 성분(폴리페놀 등)을 파괴할 수 있으므로, 열을 가하지 않는 마무리에만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며 건강에도 이롭다.
올리브유는 고객에게 ‘고급’과 ‘건강’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샐러드, 드레싱, 콜드 파스타 등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이를 메뉴판에 명시하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또 튀김 시 포마스 올리브유를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하여, “건강을 생각한 올리브유 튀김” 등으로 홍보하면 일반 식용유를 사용한 경쟁 메뉴와 차별화할 수 있다.
◎ 올리브유에 대한 오해와 팩트 체크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낮아서 튀김이나 볶음에 쓰면 안 된다?”
[팩트체크] 이 말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에만 해당된다. 퓨어 올리브유나 포마스 올리브유는 정제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발연점이 220℃ 이상으로 콩기름, 카놀라유와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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