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신화의 균열, 더본코리아 '고투웍' 완전 철수
박세현 기자
shpark@fransight.kr | 2025-09-23 07:03:52
브랜드 20% 개점휴업, 연돈볼카츠 갈등에 실적 악화까지
[프랜사이트 = 박세현 기자]
'장사의 신' 백종원의 더본코리아가 또다시 브랜드 포트폴리오 축소 칼을 빼 들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9월 14일 미국식 중식 브랜드 '고투웍(GOTO WOK)' 서울 두타몰점을 마지막으로 국내 사업을 완전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 가맹사업 개시 후 불과 3년 만의 철수다. 업계에서는 이번 고투웍 철수를 단순한 브랜드 정리가 아닌 2024년 말 상장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더본코리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예견된 실패, 가맹점 1개까지 급감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고투웍 가맹점 수는 2023년 7개에서 2024년 말 1개로 급감하며 이미 사업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브랜드 재편"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더본코리아의 '다브랜드 전략'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해석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만 더본코리아 산하 25개 브랜드 중 13개 브랜드에서 79개 매장이 폐점했다. 고속우동, 백철판0410, 퀵반, 낙원곱창 등 4개 브랜드는 가맹점이 전무한 상태로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고투웍까지 포함하면 전체 브랜드의 20%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셈이다.
상장 후 첫 성적표 '빨간불'
더본코리아의 실적 악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2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매출액도 7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급감했다. 주가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상장 초기 5만원대를 기록했던 주가는 현재 2만6천원대로 하락해 공모가(3만4천원)를 크게 밑돌고 있다.
연돈볼카츠 갈등, 가맹점 신뢰 위기
더본코리아 위기의 핵심에는 가맹점과의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연돈볼카츠를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연돈볼카츠 점주들은 본사가 월 3천만원 수준의 과장된 예상 매출을 제시해 가맹을 유도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집단 반발에 나섰다. 실제 매출이 예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주된 불만이다.
이에 더본코리아는 최근 연돈볼카츠를 '연돈튀김덮밥'으로 리브랜딩하고 신메뉴를 출시하는 등 수습책을 내놨지만, 점주들의 반응은 냉담한 상황이다.
백종원 '오너 리스크' 부각
"믿고 먹는 백종원"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장 후 회사의 모든 이슈가 백종원 대표 개인과 직결되면서 사소한 논란도 기업 전체 위기로 확산되는 '오너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축제 운영 관리 부실, 제품 품질 논란 등이 발생할 때마다 비난이 집중되면서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
"시스템 경영으로 전환해야"
업계 전문가들은 더본코리아가 현재 위기를 극복하려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프랜차이즈 전문가는 "백종원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스타 플레이어 경영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시스템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가맹점과의 실질적인 상생 모델 구축과 투명한 경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B2B 소스 사업(TBK 소스) 진출을 선언하며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백종원 신화' 재건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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