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5부작] 사모펀드와 프랜차이즈 ②사모펀드 인수 후 터진 '프랜차이즈 대전쟁'

특별취재팀

yheo@fransight.kr | 2025-08-22 08:54:59

컴포즈·맘스터치·피자헛까지, 점주들이 뿔났다
BTS 뷔 광고비부터 보복 해지까지… 갈등 현장을 해부하다

[프랜사이트 = 특별취재팀] 
사모펀드가 프랜차이즈 본사를 인수한 후 곳곳에서 점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BTS 뷔 광고비 전가부터 가맹점주 단체활동 제재, 원부자재 추가 수수료 부과까지,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본과 안정적 영업을 원하는 점주들 사이의 구조적 갈등이 연일 법정과 공정위 조사실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소유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투자 회수 압박에 시달리면서 각종 비용을 가맹점에 전가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결국 점주들의 집단 반발과 규제기관 제재로 이어져 기업 가치 하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을 보이고 있다.

컴포즈커피 'BTS 뷔 마케팅' 논란, 점주 부담 86만원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12월 BTS 멤버 뷔를 모델로 기용한 대규모 마케팅을 발표하면서 점주들과 첫 번째 충돌을 빚었다. 문제는 총 60억원 규모의 광고비 중 20억원을 가맹점주들에게 분담시킨다는 방침이었다.

본사 측은 점포당 월 7만2천원, 연간 86만원가량의 광고비 분담에 더해 별도의 홍보용 스티커 구입비까지 요구했다. 이에 점주들은 "과도한 비용 전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본사는 "가맹점주 과반수가 동의했다"고 해명했지만, 공정위가 2023년 1월 광고·판촉비에 대한 가맹점주 동의제를 의무화한 표준가맹계약서 개정안을 발표한 직후 터진 사건이어서 업계의 비용 전가 관행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2024년 필리핀 글로벌 외식업체 졸리비(Jollibee) 컨소시엄에 인수된 후에도 글로벌 체인 확장 전략이 가속화되면서 광고비와 원가 분담 문제는 여전히 잠재적 리스크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맘스터치, 점주 단체활동 제재로 공정위 칼날
맘스터치는 한발 더 나아가 가맹점주들의 단체 활동 자체를 제재하다가 공정위의 직격탄을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24년 2월 맘스터치 본사가 가맹점주의 권익보호 단체활동을 이유로 가맹계약을 해지한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 판단해 제재 조치를 내렸다.

이는 가맹사업법상 가맹점주 권익 보호 조항을 직접 적용한 대표적 사례로 기록됐다. 업계에서는 이 사건이 "가맹점주의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면 즉시 규제당국의 제재로 이어진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본사와 점주 간의 현격한 권력 불균형 상황에서 점주들의 정당한 권익보호 활동마저 원천 차단하려 했다가 오히려 더 큰 타격을 입은 사례로 분석된다.

투썸플레이스, 칼라일 인수 후 공정위 조사 착수
2021년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에 인수된 투썸플레이스도 갈등의 한복판에 서 있다. 칼라일은 인수 후 공격적인 매장 확장 전략으로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이 과정에서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쌓여갔다.

가맹점주들은 원재료 공급 가격 인상, 일방적인 가격 정책 변경, 과도한 광고비 부담 등을 문제 삼으며 2023년 공정위에 집단 신고를 제기했다. 이에 공정위는 2024년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가 투자 회수를 위해 단기간 수익성 개선에만 집중할 경우 가맹점 부담이 가중되고, 이것이 결국 규제기관의 조사로 이어져 기업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전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피자헛, 법정관리 속 '추가 수수료' 위법 판결
피자헛코리아의 경우는 더욱 극단적이다. 2024년 말 법정관리에 들어간 피자헛은 본사와 점주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특히 법원이 원부자재 공급 과정에서 '추가 수수료' 부과가 부당하다고 판결하면서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맹점주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촉발했다.

현재 피자헛은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법정관리 인가 이전 M&A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매각 조건에 가맹망 안정성과 점주 영업권 보장이 명시되면서, 인수 희망 업체들은 '점주 갈등 리스크'를 핵심 변수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FC, 40년 만의 가맹사업도 매각 수순
2023년 오케스트라PE에 인수된 KFC코리아는 한국 진출 40년 만에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기존 직영 중심에서 소형 매장·다점포 가맹 모델로 전환해 빠른 확장을 꾀했지만, 불과 2년 만에 3~4천억원 규모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급작스러운 사업 모델 전환은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보였지만, 가맹점과 본사 간 수익 배분 구조와 공급망 마진 문제 등이 향후 매각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사모펀드 전략 vs 점주 생존권, 구조적 갈등
이들 다섯 가지 사례는 공통된 특징을 보인다. 사모펀드 인수 후 단기간 성과 압박이 각종 비용과 부담을 가맹점으로 전가하는 방식으로 나타났고, 이것이 점주들의 집단 반발과 규제기관 제재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광고비 전가(컴포즈), 단체활동 제재(맘스터치), 원부자재 마진 부과(투썸·피자헛), 급격한 가맹 전환(KFC) 등은 모두 투자자본의 수익 전략과 점주들의 생존권이 정면 충돌한 지점들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프랜차이즈 기업을 인수할 때 점주와의 상생 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단기 성과에만 집중하면 결국 더 큰 리스크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가맹점주와의 신뢰 관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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