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 기획특집] ⑤ 무인점포 진화의 끝판왕, '저스트 워크 아웃' 시대 온다

특별취재팀

yheo@fransight.kr | 2025-09-26 08:42:14

"계산대 없는 매장이 표준" 프랜차이즈 업계 패러다임 전환 가속화
하이브리드 운영으로 24시간 수익 극대화… "기술보다 운영 노하우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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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사이트 = 특별취재팀 박세현, 허양 기자]

매장에 들어서서 상품을 집어 가방에 넣고 그대로 나간다. 스마트폰에 결제 완료 알림이 뜬다. SF영화 속 장면 같지만 이미 현실이다. 아마존 고(Amazon Go)의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이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을 통해 속속 도입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완전무인화 기술, 5년 내 소상공인도 접근 가능해져

현재 무인점포가 키오스크 등을 통한 '셀프 계산'에 머물러 있다면, 차세대 무인점포는 계산 행위 자체를 없애는 '완전 무인화'를 지향한다. 컴퓨터 비전, 센서 퓨전, 딥러닝 기술을 결합해 천장의 수백 개 카메라와 진열대 센서가 고객 동선과 구매 상품을 실시간 추적·분석한다. 신세계, 롯데 등 대기업이 일부 매장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이 기술의 가장 큰 걸림돌은 수억 원에 달하는 초기 구축비용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수천만 원하던 CCTV가 이제 수십만 원대가 된 것처럼, 5~10년 내 소상공인도 접근 가능한 수준으로 비용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술 발전은 단순 결제 편의를 넘어 초개인화 마케팅으로 진화한다. AI가 고객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입장과 동시에 맞춤 할인쿠폰을 발송하고, 선호 상품 위치를 안내하는 식이다. 재고관리도 날씨, 요일, 주변 이벤트까지 분석해 최적 발주량을 자동 결정한다.

"낮엔 유인, 밤엔 무인" 하이브리드 매장 확산

완전 무인화 이전 시장에서 주목받는 모델은 '하이브리드 매장'이다. 고객이 많고 전문 상담이 필요한 낮 시간엔 유인으로, 인건비 효율이 떨어지는 심야엔 무인으로 전환해 24시간 운영 이점을 극대화한다. 특히 전문 설명이 필요한 상품을 다루거나 단골관리가 중요한 업종에서 효과적이다. 최근 밀키트 전문점, 정육점, 카페 등에서 이런 모델 채택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 하이브리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낮엔 고객과 소통하며 커피 품질에 집중하고, 밤엔 추가 인건비 없이 24시간 매출을 올린다"며 "무인의 효율성과 유인의 감성적 가치를 모두 잡는 최적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 진단: "기술 맹신 금물, 사업 본질에 충실해야"

업계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한 IT 솔루션 개발자는 "미래 무인점포는 단순 판매공간을 넘어 '데이터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고객 구매 패턴 데이터가 신상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의 핵심 자산이 되는 만큼, 점주들은 데이터 해석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 컨설턴트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입지가 나쁘거나 아이템 경쟁력이 없으면 실패한다"며 "기술은 2등을 1등으로 만드는 도구이지, 꼴찌를 1등으로 만드는 마법이 아니다.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 트렌드 분석가는 "기술이 편리해질수록 역설적으로 소비자들은 인간적 경험에 목말라할 것"이라며 "깨끗한 관리, 점주의 세심한 배려 등이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 등 디지털 약자 포용 문제도 새로운 사회적 과제"라고 덧붙였다.

결국 답은 '사람'… 점주 역할 변화 필수

미래의 점주는 더 이상 단순 노동자가 아니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략가', 고객 경험을 디자인하는 '기획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매장을 관리하는 '운영자' 역할을 해야 한다.

기술이 점주에게 시간을 선물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업 성패가 갈린다. '무인(無人)점포' 시대는 이미 도래했지만, 성공하려면 결코 '무관심(無關心)한 점주'가 되어선 안 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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