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인 칼럼] 이젠 ‘AI 리터러시’가 경쟁력이다
박세현 기자
shpark@fransight.kr | 2025-08-18 10:02:22
“50대 사장님도 AI로 20대를 이길 수 있어요”
“사장님, 요즘 매출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하시는데, 혹시 AI 활용해보셨나요?” 최근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자주 오가는 대화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소상공인 사이의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격차가 단순한 기술의 차이를 넘어 생존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본부들은 이미 AI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AI 기반 주문 시스템으로 개인 맞춤형 메뉴를 추천하고, 스타벅스는 AI로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재고 관리와 마케팅을 최적화한다. 예컨대 스타벅스는 AI 기술 ‘딥 브루(Deep Brew)’를 활용해 고객의 구매 이력, 날씨, 시간 등을 분석하여 추천 메뉴를 제공하는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AI를 통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며, 결국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반면 개별 가맹점주나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AI는 대기업이나 쓰는 거 아닌가?”라는 인식이 강하고, 설사 관심이 있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AI 리터러시(literacy·문해력)’ 격차는 결국 매출과 경쟁력 격차로 이어질 것이다.
실제로 많은 소상공인들이 AI 격차로 인한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에서 AI를 활용하는 경쟁업체들은 더 정확한 타깃 광고를 집행하고, 더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며, 더 효율적인 고객 관리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상권의 두 치킨집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A점은 여전히 전단지와 현수막에 의존하고, B점은 AI를 활용해 인근 아파트 거주자들의 주문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할인 쿠폰을 모바일로 발송한다. 결과는 뻔하다. B점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A점은 그만큼 고객이 빠져나갈 것이다.
배달 앱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AI 기반 메뉴 설명과 이미지 생성 도구를 활용하는 업체들은 주문 전환율이 높지만,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같은 음식을 팔아도 뒤처지게 된다. 고객 리뷰 관리에서도 AI를 활용해 신속하고 적절한 답변을 하는 업체가 더 높은 평점을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본부에서 제공하는 AI 시스템은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점주들이 많다. 본부의 AI 솔루션은 대부분 복잡하고, 사용법을 익히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중장년 점주들에게는 더욱 큰 부담이다. 또한 본부에서 제공하는 획일적인 AI 솔루션이 개별 점포의 특성과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상권별, 고객층별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AI 도구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소상공인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AI 도구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핵심은 거창한 것부터 시작하려 하지 말고 작고 실용적인 것부터 하나씩 도입하는 것이다. 이로써 ‘AI 문맹’에서 탈출해 ‘AI 리터러시’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먼저 고객 관리부터 시작해보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카카오톡 채널의 AI 챗봇 기능을 활용하면 24시간 고객 문의에 자동 응답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중소상공인들이 자동화 챗봇 솔루션을 활용해 고객 응대의 효율성과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초기 설정은 복잡해 보이지만, 한 번만 익히면 인건비 절약과 고객 만족도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마케팅 콘텐츠 제작도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챗GPT나 클로드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SNS 게시물, 이벤트 문구, 메뉴 설명 등을 전문 카피라이터 수준으로 작성할 수 있다. 월 2~3만원의 유료 서비스 비용으로 광고대행사에 지불하던 수십만 원을 절약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재고 관리와 매출 분석에도 AI를 활용할 수 있다. 배달 앱이나 POS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AI에게 분석해달라고 요청하면, 어떤 메뉴가 언제 잘 팔리는지, 어떤 시간대에 주문이 몰리는지 등 유용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개별 노력도 중요하지만, 업계 전체의 상생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프랜차이즈 본부는 가맹점주들을 위한 실용적인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복잡한 시스템 설명보다는 실제 매장 운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 중심의 교육이 효과적이다.
지역별 소상공인 모임이나 상인회에서도 AI 활용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 혼자서는 어려워 보이던 AI 도구도 함께 배우고 활용하면 훨씬 쉬워진다.
AI 시대의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생존 전략은 간단하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시작하는 것, 작은 것이라도 꾸준히 적용하는 것, 그리고 함께 배워가는 것이다. AI 격차가 생존 격차가 되기 전에, 지금 당장 첫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다.
[박세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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