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가게, '양쪽 뇌를 다' 쓰고 계신가요?

우승련 기자

srwoo@fransight.kr | 2025-11-11 10:17:47

좌뇌와 우뇌가 들려주는 장사의 비밀
논리의 좌뇌, 감성의 우뇌... 우리 머릿속 두 명의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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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사이트 = 우승련 기자]

"사장님, 머리 아프시죠?" 

요즘 소상공인들의 고민은 끝이 없다. 인건비는 치솟고, 재료비는 줄지 않고, 손님 발길은 뜸하다. 그런데 혹시 아시는가. 우리 머릿속 1.4kg짜리 뇌가 이 모든 고민의 해답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 뇌 안에 두 명의 사장님이 산다. 사람의 뇌는 참 신기하게도 좌반구와 우반구, 두 개의 집으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이 두 집에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명의 '사장님'이 살고 있다.

좌뇌 사장님은 이런 분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계산기를 두드린다. "어제 매출이 얼마지? 원가율은? 순이익은?" 숫자로 말하고, 논리로 생각하며, 모든 걸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게 취미다.

이 좌뇌 사장님은 언어의 달인이기도 하다. 계약서를 꼼꼼히 읽고, 업무 매뉴얼을 만들고, 직원들과 명확하게 소통한다. "이건 이렇게 하면 되고, 저건 저렇게 처리하면 된다"는 식이다.

분석력도 뛰어나다.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찾고, 데이터를 모으고, 해결책을 논리적으로 제시한다. 마치 경영 컨설턴트처럼 말이다.

우뇌 사장님은 또 어떤 분일까

우뇌 사장님은 아침에 일어나면 매장 분위기부터 살핀다. "오늘은 어떤 음악을 틀까? 테이블 위에 꽃을 놓으면 어떨까?" 감성과 분위기를 중시하는 예술가 타입이다.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면 표정을 단번에 읽어낸다. "저분 오늘 좀 피곤해 보이네.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볼까?" 공감 능력이 뛰어나 사람의 마음을 읽는 데 천재적이다.

또 직관도 예리하다. "요즘 사람들 이런 거 좋아할 것 같은데?"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창의적인 메뉴를 개발하는 것도 우뇌 사장님의 특기다.

문제는 이 두 사장님이 자주 다툰다는 것이다. 

좌뇌 사장님은 말한다. "숫자를 봐! 이 메뉴는 원가율이 너무 높아. 당장 빼야 해!" 우뇌 사장님은 반박한다. "그래도 손님들이 좋아하잖아! SNS에 사진도 많이 올라오고. 분위기가 중요하다니까!"

좌뇌 사장님은 데이터를 내민다. "효율을 봐. 이 자리에 테이블을 하나 더 놓으면 회전율이 올라간다." 우뇌 사장님은 고개를 젓는다. "너무 빽빽하면 손님들이 답답해한다. 여유로운 공간이 우리 카페의 정체성이라고!"

이렇게 한쪽만 너무 강하면 어떻게 될까. 좌뇌 사장님만 경영하는 가게는 효율적이고 깔끔하지만, 왠지 차갑다. 손님들은 "여기 괜찮긴 한데... 뭔가 정이 안 간다"라고 말한다. 

반대로 우뇌 사장님만 운영하는 가게는 분위기 좋고 감성 넘치지만, 장부는 엉망이다. 매달 통장을 보며 "어? 돈이 왜 이렇게 없지?" 하고 당황하게 된다.

1981년 노벨상이 증명한 '두 뇌의 협력'

재미있는 이야기 같지만, 이건 과학적 사실이다. 198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로저 스페리 박사는 좌뇌와 우뇌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일한다는 걸 증명했다.

그런데 최근 뇌과학자들은 더 중요한 걸 발견했다. "진짜 똑똑한 건 한쪽 뇌가 아니라, 두 뇌가 함께 일할 때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이언 맥길크리스트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좌뇌와 우뇌는 경쟁자가 아니라 파트너다. 둘이 춤을 추듯 협력할 때 비로소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나는 어느 쪽 뇌를 더 많이 쓸까

좌뇌형 경영자는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오늘 매출이 정확히 얼마지?", "이 메뉴 원가율 계산 좀 해봐야겠다", "업무 매뉴얼을 좀 더 체계적으로 만들자", "왜 이번 주 매출이 떨어졌을까? 원인을 찾아보자"는 식이다.

우뇌형 경영자는 이런 행동을 자주 한다. 손님 표정과 분위기를 세심하게 살피고, 매장 인테리어, 조명, 음악에 신경을 쓴다. "요즘 이런 게 유행인데, 우리도 해볼까?" 자주 생각하고, 직관과 느낌으로 결정할 때가 많다.

양쪽 특징이 모두 나타난다면 그 가게는 건강한 두 뇌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한쪽 특징만 두드러진다면, 지금이 바로 반대편 뇌를 깨울 타이밍이다.

당신 안에 있는 두 명의 사장님이 손을 맞잡는 순간, 진짜 장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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