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맥주 시장, '총량 전쟁'에서 '구성 전쟁'으로

우승련 기자

srwoo@fransight.kr | 2026-01-19 15:36:12

제로맥주·일본맥주 부상…하이볼·RTD와 경쟁 심화
163만㎘ 출고량 유지했지만 소비 지형은 재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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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사이트 = 우승련 기자]

2026년 국내 맥주 시장의 화두는 '성장'이 아닌 '재편'이다.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2024년 맥주 출고량은 163만7210㎘로 집계됐다. 수치상으로는 시장 규모가 유지되고 있지만, 실제 소비 현장의 풍경은 크게 달라졌다.

편의점 진열대는 더 이상 맥주만의 무대가 아니다. 하이볼과 RTD(Ready-to-Drink) 제품이 맥주 진열대를 잠식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덜 마시되 더 똑똑하게 고르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업계는 맥주 카테고리의 체감 침체를 실감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분기보고서에는 2025년 9월 누계 기준 국내 맥주 4개사 맥주류 총 출하량이 전년 대비 95.7% 수준이라는 업계 추정치가 실렸다. '총량 정체'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신호다.

논알코올 맥주,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

그러나 맥주 시장의 미래가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2026년 승부는 '몇 캔 더 팔았나'가 아니라 '어떤 맥주를 팔았나'에서 갈릴 전망이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무·논알코올 맥주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논알코올 맥주 카테고리 매출 신장률은 2023년 27.5%, 2024년 31.5%를 기록한 데 이어 2025년(1~11월) 36.4%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이 2023년 644억 원에서 2027년 946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에는 도수·칼로리·맛을 세분화한 제품들이 늘어나고, 운전·운동·업무 등 상황별 수요가 본격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맥주, 다시 한국 시장 두드린다

수입 프리미엄 맥주, 특히 일본 맥주의 귀환도 2026년 시장의 주요 변수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3531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2026년에는 환율 변동, 프로모션 강화, 신제품 투입에 따라 수입 맥주 진열대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국산 라거가 '대중성'으로 시장을 지킨다면, 수입 맥주는 '브랜드력과 선택의 재미'로 틈새를 파고드는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편의점이 신제품 실험장, 온라인으로 확산

편의점 중심의 신제품 생태계도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편의점은 이미 콜라보 제품, 시즌 한정판, 대용량 가성비 제품, 로컬 브루어리 제품까지 시험하는 '미니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2026년에는 이러한 실험이 퀵커머스, 1+1 행사, 멤버십 프로그램과 결합하면서 신제품의 흥망성쇠 주기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에서 검증된 제품이 업소와 온라인으로 확장되는 패턴도 강화될 전망이다.

업소 시장, '양'에서 '경험'으로 전환

업소 시장은 다른 과제에 직면해 있다. 회식 문화가 회복되더라도 '호프집에서 생맥주 소비가 되살아난다'는 기존 공식은 약해졌다.

2026년 업소용 맥주는 양보다 경험으로 승부해야 한다. 탭 다양화, 전용 잔 사용, 푸드 페어링 등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라거 일변도의 '소맥' 공식이 흔들리는 사이, 젊은 소비층은 저도주·가성비·간편함을 추구하며 하이볼 등 대체 주종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6년 승자는 '구성을 바꾸는 기업’

결국 2026년 맥주 시장의 승자는 총량을 키우는 기업이 아니라 구성을 바꾸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제로·라이트 맥주로 신규 수요를 흡수하고, 프리미엄·수입 제품으로 마진을 지키며, 편의점에서 검증된 제품을 업소와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맥주는 여전히 국민 주종이지만, 시장은 더 이상 한 가지 맛과 한 가지 소비 장면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2026년 맥주 시장의 미래는 거품이 아니라 '믹스'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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