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성공 방정식 ②] 김승호: 맨손으로 글로벌 프랜차이즈 신화를 쓴 사업가
박세현 기자
shpark@fransight.kr | 2025-09-26 15:27:28
스코틀랜드 이민자 소년이 철강왕이 된 앤드류 카네기의 성공 방정식에 이어, 두 번째 주인공으로 한국계 이민자로서 미국에서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신화를 일궈낸 김승호 스노우폭스(Snowfox) 그룹 회장을 조명한다. 그는 ‘돈의 속성’을 꿰뚫고 도전과 배짱으로 운명을 개척한 현대판 자수성가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다.
이민자의 험난한 도전, 일곱 번의 실패를 딛다
김승호 회장의 사업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1987년, 스무 살의 나이로 미국에 건너간 그는 조각 이불 장사, 신문사 운영 등 일곱 번의 사업 실패 끝에 가진 돈을 모두 잃고 노숙 생활까지 경험했다.
그가 여덟 번째 도전으로 선택한 것은 외식업이었다. 1994년, 미국 애틀랜타의 작은 한식 도시락 가게에서 사업을 시작하며 기회를 모색하던 중, 그의 인생을 바꾼 승부수를 던지게 된다.
배짱과 비전의 승부수: 전 재산 2300달러로 80만 달러 회사를 인수하다
김승호 회장의 성공 신화를 이야기할 때, 그의 과감한 결단력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2004년 80만 달러 규모의 한 식품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한다.
당시 김 회장의 전 재산은 고작 2300달러에 불과했다. 이 금액은 인수 대금은커녕 계약금조차 낼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돈을 들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 상대방을 설득하는 놀라운 배짱을 발휘했다.
그는 ‘당신들의 회사는 현금만 없을 뿐, 내 비전과 시스템을 만나면 수백만 달러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확신으로 상대를 사로잡았다. 결국 그는 전 재산을 계약금 삼아 회사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고, 이는 훗날 수천억 원 규모의 스노우폭스 그룹으로 성장하는 결정적인 발판이 되었다. 이 에피소드는 그의 도전이 단순한 끈기를 넘어 확신에 찬 비전과 협상력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준다.
스노우폭스, 유통의 판도를 바꾼 혁신 시스템
인수한 회사를 기반으로, 김승호 회장은 스노우폭스를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그는 기존 외식 프랜차이즈와 차별화된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객들이 보는 앞에서 초밥을 만드는 오픈 키친 방식을 도입해 신뢰도를 확보했으며, 대형 마트나 기업 구내식당 등 ‘샵인샵Shop-in-Shop)’ 형태로 매장을 입점시키는 유통 혁신을 이뤘다.
그후 스노우폭스는 전 세계 1300개 이상의 매장으로 확대됐고, 미국 내에서 가장 큰 아시안 푸드 프랜차이즈 중 하나로 우뚝 섰다.
성공 방정식의 열쇠: ‘돈의 속성’에 담긴 철학
사업가 외에도 ‘돈의 속성’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동하는 김승호 회장은 부(富)에 대한 깊은 철학을 강조한다. 그의 성공 방정식은 좌절하지 않는 끈기, 전 재산을 걸 만큼 확고한 비전, 그리고 그 비전을 현실화하는 시스템 혁신이 결합된 결과이다. 그의 스토리는 ‘재산의 크기가 아닌 생각의 크기가 성공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 회장은 2023년 6월 스노우폭스그룹을 일본 최대 식품 서비스 기업 젠쇼에 6억2100만 달러(약 8000억 원)에 매각했다. 김 회장은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 기업인이 아니라 투자자로서 다른 인생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승호 회장의 성공 방정식>
김승호 회장의 성공을 상징하는 수학적 방정식은 ‘가진 것의 한계를 뛰어넘는 비전과 실행력’으로 요약된다.
(7번의 실패 경험)×[(전 재산 2300달러)×(협상력)]+(글로벌 비전×시스템 혁신)=스노우폭스 그룹
1. 7번의 실패에서 얻은 값진 경험(교훈)을 바탕으로 전 재산 2300달러라는 작은 자본에 협상력(배짱)이 곱해져 투자 가치가 증폭되었다.
2. 인수 후,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겠다는 비전과 마트 내 샵인샵 같은 혁신적인 시스템이 결합되어 사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시너지를 냈다.
3.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합쳐져 수천억 원 규모의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라는 최종 결과로 도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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