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사이트 특집] 정년 65세 시대, 대한민국 생존의 길을 묻다 (5/5)
특별취재팀
yheo@fransight.kr | 2025-09-25 10:15:53
가맹점주 생존 가이드: '역멘토링'과 '세대 혼합 크루'로 매장의 체질을 바꿔라
가맹본부의 미래 전략: '시스템 판매'를 넘어 '생존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프랜사이트 = 특별취재팀 박세현, 허양 기자]
지난 4부에 걸쳐 우리는 정년 65세 시대라는 거대한 파도가 프랜차이즈 산업의 비용 구조와 인력 시장, 나아가 소비 시장의 판도까지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턱밑까지 차오른 인건비 부담(1부)과 매장 내 세대 갈등의 가능성(2부)이라는 위기 속에서, 가맹본부의 시스템적 대전환(3부)과 시니어 창업 및 실버 이코노미라는 새로운 기회(4부)를 동시에 확인했다.
이제 대장정의 마지막 장에 이르러, 우리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거대한 전환기 앞에서 개별 가맹점주와 가맹본부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생존 전략과 미래를 선점할 성장 로드맵은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래 프랜차이즈 성공의 '뉴 노멀(New Normal)'은 '세대 통합'과 '유연성'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과거의 성공 공식이었던 '표준화'와 '효율성'만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 다양한 세대가 고객으로, 직원으로, 그리고 점주로 공존하는 새로운 생태계에 맞는 지혜로운 해법이 필요하다. 프랜사이트가 프랜차이즈 산업의 모든 주체에게 마지막으로 제언하는 구체적인 생존 처방전이다.
가맹점주 생존 가이드: 매장의 체질을 '세대 통합형'으로 바꿔라
현장에서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는 가맹점주에게 거대 담론은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 당장 내일의 매출과 직원의 근태가 더 시급하다. 하지만 이제 매장 운영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임기응변만 반복하게 될 것이다. 성공적인 '세대 통합형 매장'을 만들기 위한 3가지 실천 과제다.
1. '세대 혼합 크루'를 전략적으로 구성하라.
단순히 인력이 부족해서 시니어 스태프를 채용하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세대별 장점을 극대화하는 팀을 의도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빠른 속도와 디지털 기기 능숙도가 중요한 피크타임 주방에는 젊은 직원을, 세심한 고객 응대와 매장 관리 능력이 중요한 오픈 및 마감 시간에는 시니어 직원을 배치하는 식이다. 이는 각 세대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점주가 각 세대의 특성을 편견 없이 이해하고,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다.
2. '역멘토링(Reverse Mentoring)'을 도입하라.
매장 내 잠재된 갈등을 해소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한 최고의 처방전은 '역멘토링'이다. 20대 직원이 60대 직원에게 키오스크 신규 기능이나 배달 앱 처리 방법을 알려주고, 60대 직원은 20대 직원에게 단골 고객 응대 노하우나 위기 상황 대처법을 전수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시니어 직원에게는 디지털 적응력을 높여주고, 젊은 직원에게는 사회적 경험과 책임감을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점주는 이러한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하며, "나이가 아니라 능력과 역할로 서로를 존중한다"는 원칙을 매장 운영의 제1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3. '유연한 근무 스케줄'을 무기로 활용하라.
시니어 인력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비교적 근무 시간 선택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풀타임 근무를 선호하는 청년층과 달리, 건강이나 여가 등 개인의 삶과 균형을 맞추려는 시니어에게는 하루 3~4시간의 단시간 근무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점주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피크타임 전용 시니어 크루', '주말 오전 전담 시니어 크루' 등 유연한 스케줄을 제시함으로써, 인력난을 해결하고 인건비 효율성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가맹본부 미래 전략: '생존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로 진화하라
개별 점주의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본사의 시스템적 뒷받침이 절대적이다. 정년 65세 시대는 가맹본부의 정체성을 '표준화된 시스템 판매자'에서 '시대 변화에 맞춘 생존 솔루션 제공자'로 바꾸라고 요구한다. 가맹점과의 관계를 '갑을 관계'가 아닌 '운명 공동체'로 인식하고, 다음과 같은 전략적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1. '시니어 프렌들리' 모델을 개발하고 확산하라.
이는 단순히 메뉴나 기술의 변화를 넘어선다. 적은 노동 강도로도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모델 자체를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24시간 운영이 필수적인 편의점 모델 외에, 특정 시간대에만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오피스 상권 맞춤형 편의점'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고강도 조리 과정이 필요한 외식업이라면, 본사 센트럴 키친(CK)에서 반조리 제품을 공급해 매장 내 노동 강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이지 쿠킹(Easy-Cooking)'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2. '평생 교육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라.
창업 초기에 진행되는 일회성 교육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변화하는 기술과 트렌드, 새로운 노무 관리 기법 등을 60대 점주도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지속적인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세대 통합 리더십', '시니어 직원 코칭 기법' 등 소프트 스킬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여, 점주가 단순한 '사장님'을 넘어 매장 내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경영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3. 데이터에 기반해 '실버 마켓'을 선점하라.
감(感)에 의존한 R&D는 이제 끝내야 한다. POS 데이터와 CRM 데이터를 통해 시니어 고객의 소비 패턴, 선호 메뉴, 방문 시간대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즉각 반영해야 한다. "우리 브랜드의 핵심 고객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매일같이 던지고, 그 답을 데이터 속에서 찾아야 한다. 시니어 고객을 '특수 계층'이 아닌 '새로운 주력 고객'으로 인식하는 인식의 전환이 모든 전략의 출발점이다.
새로운 '프랜차이즈 사회 계약'을 맺을 시간
2025년 대한민국이 맞이한 정년 65세 시대는 프랜차이즈 산업에 피할 수 없는 도전이자 외면할 수 없는 기회다. 이 거대한 전환의 시대에, 가맹점주와 가맹본부, 젊은 직원과 시니어 직원은 더 이상 각자의 이익만을 주장하는 제로섬 게임을 벌여서는 안 된다. 점주는 직원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 성장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본부는 점주를 통제의 대상이 아닌 성공을 함께 만들어갈 동반자로 존중해야 한다. 젊은 세대는 시니어 세대의 경륜을 배우고, 시니어 세대는 젊은 세대의 감각을 존중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정년 65세 시대를 맞아 새롭게 맺어야 할 '프랜차이즈 사회 계약(Franchise Social Contract)'이다. 이 새로운 계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하고 실천하는 기업과 개인만이, 다가올 10년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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