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사이트 = 오지훈 기자]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다음 달 국제선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하면서 항공유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부담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5월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에는 유류할증료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된다. 현재의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2016년 이후 최고 단계가 실제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류할증료는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항공사가 연료비 부담을 일부 보전하기 위해 항공권에 별도로 부과하는 비용이다. 기본 항공운임과는 별도로 책정되기 때문에 항공권 가격을 검색할 때 표시되는 운임보다 실제 결제금액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번 인상의 가장 큰 원인은 중동 정세다.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했고, 원유 공급과 해상 운송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확대됐다. 항공기 운항에 직접 사용되는 항공유 역시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국제선의 경우 편도 유류할증료가 최대 56만4천원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어 왕복으로 계산하면 100만원을 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뉴욕 등 미주 노선의 경우 왕복 유류할증료만 112만원에 달할 수 있다.
항공권을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항공운임만 비교해서는 실제 여행비용을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항공권 기본요금에 유류할증료와 각종 세금이 추가되기 때문에 같은 노선이라도 최종 결제금액에서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들은 유가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류할증료는 일정 기간의 항공유 가격을 기준으로 다음 달 적용 단계가 결정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안정되면 향후 다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고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높은 수준의 유류할증료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인상은 항공업계에도 부담이다.
항공사는 연료비가 급격하게 상승하면 항공기 운항 비용이 증가한다. 항공권 가격을 지나치게 높일 경우 여행 수요가 위축될 수 있고, 반대로 비용 증가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결국 항공사 역시 국제유가와 여행 수요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항공권뿐 아니라 다른 운송수단에도 유가 상승의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항공과 해운, 육상운송 모두 연료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되면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기업의 생산비와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최근 국내 수입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단순히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기름값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항공료와 운송비, 제조업 원가, 물류비 등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사상 최고 수준 적용은 해외여행객들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중동발 에너지 가격 충격이 실제 국민들의 생활비와 이동비용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국제유가가 안정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완화되고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다면 항공유 가격도 점차 안정될 수 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항공권뿐 아니라 국내 물가와 산업 전반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들은 당분간 항공권을 예약할 때 기본운임이 아닌 유류할증료와 세금 등을 모두 포함한 최종 결제금액을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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