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서 찍어먹는" 베이글부터 9.99달러 랍스터까지... 美 신흥 외식브랜드 '역발상의 승부'
우승련 기자
srwoo@fransight.kr | 2025-09-04 08:46:53
국내업계 "한국형 현지화 전략으로 벤치마킹 가능성 높아"
[프랜사이트 = 우승련 기자]
미국 외식업계 전문지 '레스토랑 비즈니스'가 올해 초 선정한 2025년 신흥 브랜드들이 국내 외식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단순한 메뉴 구성과 고효율 운영, 소셜미디어 친화적 경험을 무기로 한 이들 브랜드는 팬데믹 이후 달라진 소비 패턴에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으며 새로운 외식업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베이글을 자르지 마라"... 고정관념 뒤엎은 팝업 베이글스
이 중에서도 팝업 베이글스(PopUp Bagels)는 기존 베이글 시장의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뒤엎은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브랜드의 핵심 차별화 포인트는 베이글을 칼로 자르지 않고 손으로 찢어서 크림치즈나 각종 스프레드에 찍어 먹는 '그립·립·딥(Grip, Rip, Dip)' 콘셉트다.
복잡한 샌드위치 제조 라인을 과감히 배제하고 운영을 대폭 단순화한 전략이 적중했다. 레스토랑 드라이브(Restaurant Drive)에 따르면, 팝업 베이글스는 올해 7월 말 기준 300개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며 10개 주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품질 유지를 위해 지역별 생산 허브에서 반제품을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매장 동선이 짧고 메뉴가 단순해 회전율과 인력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며 "SNS에 적합한 '찢고-찍는' 놀이적 요소가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상당한 화제성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9.99달러 랍스터의 비밀... 앤지스 랍스터의 '저가 명품' 전략
'저가의 명품 식재료'라는 슬로건으로 시장을 파고든 앤지스 랍스터(Angie's Lobster)도 눈여겨볼 만한 사례다. 이 브랜드는 9달러 99센트 수준의 랍스터 롤을 드라이브스루로 제공하며, 공급망과 작업 동선 최적화를 통해 원가를 대폭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애리조나를 기반으로 시작한 앤지스 랍스터는 2024-2025년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등으로 확장 중이며, 최근에는 랍스터, 프라임 그릴, 버거, 치킨을 한 매장에서 통합 운영하는 '슈퍼 레스토랑'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창업진이 드라이브스루 전문 브랜드 '샐러드 앤 고(Salad and Go)' 출신이라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고급 수산 카테고리를 패스트푸드 수준의 가격과 속도로 제공해 물가 부담 시대에 가성비와 이색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쉐린 셰프의 '정직한' 패스트푸드... 조일랜드의 브랜드 스토리텔링
미쉐린 셰프 출신 션 브록이 창업한 조일랜드(Joyland)는 버거와 치킨 중심의 '정직한 패스트푸드'를 표방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테네시와 앨라배마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 브랜드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진출도 예정하고 있다.
스타 셰프의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지역 원재료 내러티브가 결합돼 캐주얼 가격대에서도 프리미엄 인식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진출 가능성은?... "현지화 여지 충분"
전문가들은 이들 브랜드의 성공 요인이 국내 외식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고 있다.
팝업 베이글스의 경우 명란, 고추장 크림, 김자반 크림 등 한국형 스프레드로 현지화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허브에서 점포로 이어지는 반제품 공급 방식은 품질 균질화와 소형 매장 다점포 전개에 유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앤지스 랍스터 모델의 경우 국내 수산 가공 및 콜드체인 인프라의 강점을 활용해 대게살, 새우, 연어 등 국산 수산물로 '프리미엄을 대중가로' 포지셔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일랜드는 국내 유명 셰프나 인플루언서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신뢰도와 화제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으로 벤치마킹할 만하다는 의견이다.
2025년 외식 트렌드의 3대 키워드
이들 신흥 브랜드의 공통분모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메뉴 최소화를 통한 회전율 향상과 인건비 절감 △공급망 표준화와 조립식 운영으로 점포당 기술 의존도 감소 △SNS에 최적화된 행동 경험 제공 등이 그것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변화한 소비 패턴과 인력난, 임금 상승 등의 현실적 과제에 대응하면서도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며 "국내 외식업계도 이런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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