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극대화의 선택, 할인이냐 포인트냐

특별취재팀

yheo@fransight.kr | 2025-08-28 15:13:49

업종별 최적 전략으로 매출 30% 차이 나는 이유
상품권 할인 제외 정책이 고객 재방문을 막는 치명적 실수


[프랜사이트 = 특별취재팀]  프랜차이즈 업계의 영원한 고민, '할인과 포인트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같은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도 업종에 따라 매출 효과가 최대 30%까지 차이가 난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무작정 따라하다가 망했다"

경기도 분당의 한 카페 사장 김○○씨(42)는 "대형 프랜차이즈처럼 할인 이벤트만 계속했더니 단골들이 할인 기간에만 와서 매출이 들쭉날쭉했다"며 "스탬프 적립으로 바꾸고 나서야 매출이 안정됐다"고 털어놓았다.
반대 사례도 있다. 서울 강남의 한 편의점 점주는 "처음엔 포인트 적립만 했는데 신규 고객 유입이 저조했다. 할인 이벤트를 병행하니 신규 고객이 2배 늘었다"고 말했다.

할인 vs 포인트, 승부의 갈래점은 '업종'

업계 분석에 따르면 할인과 포인트는 각각 다른 목적과 효과를 가진다. 할인은 '즉시 매출 상승'에, 포인트는 '장기 충성도 구축'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진행 중인 텀블러 할인 시범사업에서 참여 카페들은 평균 1520%의 즉시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대형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도 할인 이벤트 기간 중 일일 매출이 평소 대비 2540% 급증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할인의 핵심은 '즉각적 만족감'이다. 고객이 계산대에서 바로 혜택을 체감하며,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포인트 관리 없이도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다.

하지만 할인에는 함정이 있다. 할인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정가 구매를 기피하게 되고, 할인율 경쟁에 휘말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포인트 적립, '단골 만들기'의 핵심 전략

도도포인트, OK캐쉬백 등으로 대표되는 포인트 시스템은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즉시 혜택보다는 '미래 가치'에 집중해 고객의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한다.

포인트 제도의 진짜 위력은 '고객 락인(Lock-in) 효과'다. 고객이 적립된 포인트 때문에 다른 브랜드로 이탈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신용카드사들이 포인트 제도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포인트 시스템의 약점도 분명하다. 유효기간 만료로 인한 포인트 소멸이나 복잡한 적립·사용 조건 때문에 고객 불만이 발생할 수 있고, 즉시 매출 상승 효과는 제한적이다.

업종별 맞춤 전략이 승패 가른다

전문가들은 업종별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 적용이 실패의 주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카페·디저트 업종에서는 스탬프 적립이 압도적으로 효과적이다. '음료 10잔 구매 시 1잔 무료'같은 단순명료한 혜택이 고객의 재방문을 강력하게 유도한다. 특히 일일 고객 회전율이 높은 카페일수록 스탬프의 위력이 극대화된다.
한 카페 프랜차이즈 본부 관계자는 "퍼센트 적립보다 스탬프 방식이 고객 재방문율을 30% 이상 높인다는 내부 데이터가 있다"며 "고객들이 '몇 잔만 더 마시면 공짜'라는 명확한 목표를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소매업에서는 포인트 적립이 유리하다. 상품 종류가 다양하고 객단가 편차가 큰 특성상 구매 금액에 비례한 적립이 공정하게 느껴진다. 또한 일상 필수품 구매가 많아 꾸준한 재방문이 보장되므로 포인트가 효과적으로 누적된다.

외식 프랜차이즈는 할인과 포인트를 병행하는 전략이 최적이다. 신규 고객 유치용 할인 이벤트와 단골 고객용 적립 시스템을 동시 운영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뷰티·서비스업은 고객 관계 관리(CRM) 차원에서 포인트 적립과 선불 회원권을 조합한 전략을 선호한다. 서비스 특성상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품권 할인 제외, "단기 이익 위해 장기 고객 잃는다"

업계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상품권이나 기프티콘 사용 시 할인 혜택을 제외하는 정책이다. 일부 프랜차이즈에서 수익성 관리를 위해 도입한 이 정책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품권 사용자들은 현금 결제 고객과 동일한 금액을 지불하면서도 할인 혜택에서 배제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특히 선물받은 기프티콘으로 처음 방문한 고객들의 경우 브랜드에 대한 첫인상이 부정적으로 형성돼 재방문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기프티콘으로 온 고객이 할인 안 된다고 하니까 표정이 확 굳더라. 그 이후로 다시 안 왔다"며 "단기적 손해를 피하려다 장기 고객을 잃는 어리석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상품권 할인 제외 정책을 운영하는 매장과 그렇지 않은 매장의 고객 재방문율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최대 15%의 차이가 나타났다.

성공하는 브랜드는 '하이브리드 전략' 구사

결국 성공하는 프랜차이즈들은 할인과 포인트 중 하나만 고집하지 않는다. 목적에 따라 전략을 달리하는 '하이브리드 접근법'을 구사한다.

신규 고객 유치가 급한 매장은 할인 이벤트로 문턱을 낮추고, 어느 정도 고객 베이스가 확보되면 포인트 시스템으로 충성도를 강화하는 식이다.

한 프랜차이즈 마케팅 전문가는 "할인은 고객을 데려오는 도구, 포인트는 고객을 붙잡아두는 도구"라며 "각각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서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브랜드가 결국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중소 프랜차이즈라도 고객의 소비 패턴과 업종 특성을 면밀히 분석해 최적의 조합을 찾는다면 대형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매출 증대의 답은 '선택과 집중'이 아닌 '적재적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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