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언어 모르면 매출 반토막" 2026년 장사의 법칙
우승련 기자
srwoo@fransight.kr | 2026-02-05 21:38:56
과시 소비 끝, 실용·진정성 마케팅이 생존 열쇠
[프랜사이트 = 우승련 기자]
[2026 소상공인 생존 전략]
"오운완 인증하면 10% 할인해드려요." 서울 성수동 카페에서 흔한 문구다. '오늘 운동 완료'를 뜻하는 오운완은 이제 단순한 신조어가 아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삶의 방식이자 소비 패턴을 압축한 코드다. 전체 인구의 41%를 차지하는 이들의 소비 패턴 변화를 정확히 읽지 못하면 2026년 장사는 어렵다.
◇ "불황 아닌 구조 전환"... 국내 연구 경고
대한상공회의소가 2025년 6월 발표한 '세대별 소비성향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는 MZ세대의 소비 패턴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30대 이하는 식료품·음료 지출 비중이 3.9%포인트 감소한 반면, 음식·숙박은 3.1%포인트, 오락·문화는 3.1%포인트 급증했다. 여행, 미식, 디지털 콘텐츠 소비는 늘렸지만 무분별한 과소비는 줄인 것이다.
보고서는 "대한민국의 소비부진은 단순한 불황 때문이 아닌, 한국 사회 전체의 인구·소득·심리 등의 변화로 나타나는 구조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MZ세대의 소비 변화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돌이킬 수 없는 전환임을 의미한다.
글로벌 데이터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유로모니터의 '2025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충동 구매 비율이 2015년 23%에서 2024년 18%로 5%포인트 감소했다. 한국에서는 극한의 절약과 과시 소비가 공존하던 이전과 달리, 우선순위와 미래 가치를 고려한 '다각형 소비(Wiser Wallets)'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실제 시장이 이를 증명한다. MZ세대 트렌드 분석 전문 미디어 캐릿이 빅데이터 플랫폼 '퀘타아이'로 분석한 결과, 뷔페와 백화점 식당가 같은 실용적 소비 공간의 온라인 대화량이 1년 사이 168% 급증했다. 다이소는 뷰티 제품으로 2024년 매출 신장률 144%를 기록했고, 무신사 스탠다드와 에이블리는 유례없는 흑자를 냈다. 명품 대신 실용을 선택한 것이다.
◇ '갓생'과 '복세편살'의 공존... MZ 언어가 말하는 것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갓생(갓+인생)',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워라밸(Work-Life Balance)',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이런 단축어는 MZ세대의 가치관을 압축한다.
핵심은 상반된 욕구의 공존이다. 규칙적인 자기관리로 통제감을 얻으면서도(갓생), 스트레스는 최소화하고 번아웃은 회피하겠다는(복세편살) 것이다. 열심히 살되 무리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일상을 추구한다.
통계청 조사에서 청년층의 번아웃 경험이 적지 않게 나타났고, 원인으로 진로불안, 업무과중, 워라밸 문제가 지목됐다. 그래서 'N잡'과 부업이 생존 전략이 됐고, 워라밸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결혼 긍정 비중은 감소하고 비혼동거 동의는 증가했으며, 주거·일자리·경제적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정치 관심도는 낮지만 사회 신뢰는 중간 수준이다. "신뢰는 하되 무조건 믿지 않는다"는 태도가 검증과 리뷰 기반 소비로 이어진다.
◇ 현장에서 포착되는 변화의 신호
성공하는 브랜드들에서 공통 패턴이 발견된다. 생활 잡화 브랜드 OIMU는 '소장하고 싶은 영수증'이라는 작은 아이디어로 MZ세대의 자발적 SNS 공유를 이끌어냈다. 코카콜라의 '원더플 캠페인'은 플라스틱 용기를 굿즈로 재활용해주는 프로그램으로 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드랩아트(Drap Art) 분석에 따르면 MZ세대는 완벽한 결과물보다 고민과 노력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에 더 공감한다. 환경 보호라는 명분도 좋지만, 개인이 얻는 구체적 이득이 함께 제시될 때 참여도가 높아진다.
2025년 성수 지역의 일본 뷰티 브랜드 '시로(SHIRO)'가 이틀 만에 1억 원 매출을 올린 것처럼, MZ세대는 제품만 파는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 자체를 소비하고 싶어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의 숏폼 영상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인플루엔서 마케팅과 고객 제작 콘텐츠(UGC) 활용이 점차 기본이 되어가고 있다. 당근마켓이 커뮤니티 기능으로 충성 고객을 모은 것처럼, 지속적 소통과 작은 이벤트가 자연스러운 바이럴로 이어진다.
'알잘딱깔센'이라는 표현이 유행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기준이 불명확한 상황이 많다는 뜻이다. 프로모션 조건, 멤버십 혜택, 이벤트 참여 방법을 명확히 제시하면 고객의 신뢰가 쌓인다. 직장 선택에서 공정성과 조직문화를 중시하는 것처럼, 소비에서도 가격 책정의 합리성, 재료의 투명성, 부정적 리뷰에 대한 솔직한 대응이 브랜드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 2026년, 정확한 인식에서 시작하는 기회
유로모니터 스텔라 바체바 선임 총괄은 "소비자들은 이제 합리적이며, 자신에게 꼭 맞으면서 오랫동안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찾는다"며 "소비자 충성도를 비즈니스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MZ세대의 언어와 행동 패턴을 '이상한 것'이나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하기보다, 변화하는 시장의 신호로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보여주기식 마케팅보다는 진정성, 추상적 명분보다는 구체적 실용성, 일방적 메시지보다는 경험과 소통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접근이 달라지고 있다.
이들은 브랜드의 진정성을 검증하고, 실용성을 따지며, 지속 가능성을 요구한다. 이런 변화를 정확히 읽고 대응하는 것이 2026년을 준비하는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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