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사이트 = 김태연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2년 사이 절반 가까이 감소하면서 전세를 구하려는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봄 이사철이 본격화됐지만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세가격 상승과 월세 전환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이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월세를 선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집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선택할 수 있는 전세 물건 자체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4월 18일 기준 약 1만5천400여건으로 집계됐다.
2년 전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약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에서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감소폭이 더욱 컸다.
노원과 중랑, 강북, 성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매물이 8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전세를 찾는 세입자들이 체감하는 부족 현상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 매물이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임대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는 전세보증금을 받아 금융상품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 임대인에게 유리할 수 있지만, 금리와 주택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월세를 통해 매달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
전세제도 자체에 대한 불안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세사기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이후 세입자들이 보증금 회수 가능성과 안전성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임대인 역시 큰 금액의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전세보다 매달 임대료를 받는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계속되면 서울의 임대시장 구조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전세가 줄어들고 월세가 늘어나면 세입자들은 매달 일정한 주거비를 부담해야 한다.
전세의 경우 초기 보증금 부담은 크지만 매달 내는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반면 월세는 보증금이 낮아지는 대신 매달 고정적으로 임대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청년층과 사회초년생에게는 월세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월급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 식비와 교통비, 교육비 등 다른 생활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가격 역시 변수다.
전세 물건이 줄어든 상태에서 이사 수요가 늘어나면 임대인이 제시하는 전세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집이 적어지면서 원하는 지역과 면적을 포기하거나 더 높은 보증금을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
서울 주택시장에서는 매매가격뿐 아니라 임대가격의 움직임도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대출규제를 강화할 경우 매매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진 수요가 임대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전세와 월세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임대료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나거나 주택 공급이 확대되면 전세 물건 부족 현상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 서울 전세시장의 핵심은 전세 매물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월세 중심의 임대시장 구조가 장기적으로 굳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세입자들에게는 계약 전 보증금 반환 가능성과 등기부등본, 선순위 권리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세보증금이 큰 만큼 계약 과정에서 작은 실수도 큰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어나는 현상은 단순한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아니다.
주거비는 국민 생활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임대시장 변화가 소비와 결혼, 출산, 이사 등 다양한 생활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서울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가격 규제뿐 아니라 충분한 임대주택 공급과 전세보증금 보호, 월세 부담 완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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