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안전투자, 한식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업종별 극명한 생존법칙
2025년 '선별적 출점' 시대, 브랜드력과 운영효율이 생존 분기점

[프랜사이트 = 우승련 취재본부장]
국내 프랜차이즈 외식업계가 업종별로 완전히 다른 생존 공식을 보여주고 있다. 커피는 '안전투자' 모델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한식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업종의 전형을 보이며 창업자들에게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를 분석한 결과, 외식업계 전반의 시장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업종별로는 극명하게 다른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 전체 개점률은 2023년 22.4%에서 2024년 21.5%로 0.9%포인트 하락했지만, 폐점률은 같은 기간 14.5%에서 14.9%로 0.4%포인트 상승해 전반적인 시장 수축 신호를 보냈다.
한식 프랜차이즈, '양날의 검' 현상 뚜렷
한식 프랜차이즈는 2024년 외식업종 중 가장 극단적인 모습을 보였다. 개점률은 32.0%로 업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폐점률 역시 19.0%로 가장 높았다. 전년 대비 개점률은 29.9%에서 2.1%포인트 상승했고, 폐점률도 18.2%에서 0.8%포인트 증가했다. "한식 프랜차이즈는 메뉴 다양성과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신규 창업자들이 선호하지만, 현장 운영의 복잡성과 원가 변동성, 상권 민감도 등으로 인해 퇴출도 빨라지는 '고진입·고퇴출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제로 한식은 조리 과정의 표준화가 어렵고, 식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하며, 지역별 입맛 차이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커피, '저위험 고효율' 모델의 완성
반면 커피 업종은 외식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로 입증됐다. 2024년 폐점률이 9.8%에 그쳐 업계 평균(14.9%)을 5.1%포인트나 밑돌았다. 개점률은 2023년 22.7%에서 19.0%로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성공 요인은 명확하다.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 소자본 창업 모델, 테이크아웃 중심의 효율적 운영이 삼박자를 이루며 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저가 PB(자체브랜드) 전략과 테이크아웃 중심 운영으로 운영비를 절감하면서도 회전율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다만 포화 상권에서의 출점 경쟁과 임대료 상승 부담은 여전한 구조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치킨, 개폐점 '균형점' 속 변수 상존
치킨 업종은 2024년 개점률 13.6%, 폐점률 12.1%로 개점과 폐점이 비슷한 수준에서 균형을 이뤘다. 이는 2023년 개점률 14.4%, 폐점률 14.2%와 유사한 패턴으로, 업계에서는 '방어적 순증' 국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치킨 업종이 이런 균형점을 보이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 육계·유류·튀김유 등 원재료비 변동성, 과도한 프로모션 의존도가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 시장에서는 브랜드력과 운영 효율성이 순증의 분기점이 되고 있으며, 체계적인 원가 관리와 차별화된 메뉴 포트폴리오 없이는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2025년, '선별적 출점' 시대 본격화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가맹업 분야 종합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며, 올해 말 발표 예정인 결과를 통해 더욱 정밀한 업계 현황이 공개될 예정이다. 최근 동향을 보면 브랜드 수는 감소하는 반면 가맹점 수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선별적 출점과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양상이다. "고금리 기조와 원가 압력이 지속되면서 외식업계 전반에 성장 둔화와 체질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업종별 맞춤형 생존전략 필수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 업종별 생존전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커피 업종은 여전히 저위험 소형 입지와 테이크아웃·오피스 수요의 결합이 유효한 전략이지만, 동일 상권 내 과밀 출점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차별화된 원두나 특화 메뉴를 통한 브랜드 정체성 확립도 중요하다. 한식 업종은 브랜드 표준화와 메뉴 집중화 없이는 리스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점심 특화나 직장가 상권 집중을 통해 변동성을 줄이고, 조리 과정의 간소화와 원가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수다. 치킨 업종은 배달과 홀 서빙을 병행하는 믹스 전략과 함께 프로모션 의존도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순증의 핵심 요소다. 원재료 가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메뉴 구성도 중요하다.
업계 전문가는 "2025년은 스마트한 창업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데이터 기반의 정확한 입지 분석과 업종별 맞춤형 전략을 갖춘 창업자들에게는 오히려 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시장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와 체계적인 운영 노하우를 갖춘 가맹점들이 더욱 부각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준비된 창업자들에게는 시장 점유율 확대의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업종별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한 창업자들이 성공하는 시대"라며 "충분한 사전 준비와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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