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 사례가 기록됐다. 최근 서울 홍대 인근의 3.5평 남짓한 작은 테이크아웃 전문점에서 출발한 매머드커피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이하 오케스트라PE)에 약 1000억 원 규모로 매각된 것이다. 초기 자본금 8000만 원으로 시작해 14년 만에 일궈낸 이 성과는 ‘저가 커피의 성공 신화’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이번 거래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외형 성장을 넘어 프랜차이즈 산업의 수익 구조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담겨 있다.
매머드커피의 역사는 2012년 김범수 대표와 공동 창업자들이 홍대에 연 첫 매장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3.5평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는 오히려 브랜드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전략적 출발점이 됐다. 매장 내 좌석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테이크아웃 효율을 극대화했고, ‘저렴하고 크며 각성 효과가 확실한 커피’라는 명확한 콘셉트를 구축했다. 특히 2014년 대중화시킨 1리터/32온스 대용량 커피는 브랜드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린 상징적인 상품이었다.
이른바 ‘가카페인(가격 대비 카페인 함량)’ 전략은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대학생과 업무 강도가 높은 직장인들의 수요를 정확히 꿰뚫었다. 이후 키오스크와 전자동 머신을 기반으로 한 ‘매머드 익스프레스’ 모델을 도입하며 가맹 사업을 본격화했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오히려 테이크아웃 중심의 구조가 강점으로 작용하며 성장세를 탔다. 그 결과 매머드커피는 전국 가맹점 수 900여 개에 달하는 중견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번 매각에서 업계 전문가들이 주목한 지점은 브랜드의 인지도가 아닌 기업 가치 산정의 근거였다. 가맹 본사인 매머드커피랩의 2024년 기준 매출은 약 757억 원, 영업이익은 26억 원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은 3%대에 머물렀다. 이는 경쟁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두 자릿수 이상의 이익률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단순히 본사의 재무제표만 놓고 본다면 1000억 원이라는 밸류에이션은 시장의 상식을 벗어난 수준으로 보일 수 있다.
사모펀드가 주목한 핵심 열쇠는 본사 뒤에 숨겨진 원두 공급사 ‘서진로스터스’에 있었다. 매머드커피 가맹점에 원두를 독점 공급하는 이 회사는 2024년 기준 1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며, 매출의 대부분이 내부 거래를 통해 발생한다. 결국 오케스트라PE는 본사의 낮은 수익성을 원두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이익으로 보완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높게 평가했다. 이는 프랜차이즈 매각 시장에서 단순히 가맹점 규모보다 공급망 전체의 현금 창출 능력이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반면 화려한 매각 소식 이면에서 가맹점주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저가 커피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가맹점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업계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월 매출 2700만 원을 올리는 매장이라도,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제외하면 점주가 가져가는 순수익은 약 5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마저도 점주가 직접 매장에 상주하며 장시간 노동을 투입했을 때 가능한 수치다. 테이크아웃 중심 구조는 날씨와 계절 변수에 취약하다는 태생적 한계도 지니고 있다.
매각 이후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사모펀드 특유의 수익성 개선 압박이 자신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모펀드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원두 가격이나 물류 비용을 조정할 경우, 이는 곧바로 가맹점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주인인 오케스트라PE는 매머드커피의 다음 성장 동력으로 해외 시장, 특히 일본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 현지에서 시범 매장을 운영하며 가능성을 타진 중이지만 성공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일본은 이미 편의점 커피와 로컬 저가 브랜드들이 촘촘하게 자리 잡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국식 대용량·초저가 모델이 일본 소비자들의 취향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창업주가 성공적인 엑시트를 마친 지금, 매머드커피는 또 다른 시험대에 올라섰다. ‘가성비’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면서 사모펀드의 이익 극대화 요구를 충족시키고, 동시에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끌어내야 하는 고난도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3.5평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된 신화가 지속 가능한 프랜차이즈 모델로 남을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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