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뎅 '엄마 마음' 사로잡아 2년새 100개점 확장… "제품 아닌 결과를 팔아라"

[프랜사이트 = 이찬희 기자]
"펜 하나를 팔아보세요." 예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이 간단한 테스트에서 90% 이상이 펜의 품질, 디자인, 가격부터 설명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접근법이 창업 실패로 직결된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실제 성공 전략을 분석해보면, 제품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파는 것이 성공의 핵심임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도 메가커피, 오마뎅 등이 이 원칙을 적용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스타벅스가 '공간'을 팔아 1조 매출을 올린 이유
스타벅스 창립자 하워드 슐츠는 매장을 단순한 커피 판매점이 아닌 '제3의 공간'으로 포지셔닝했다. 커피라는 제품 대신 '휴식과 소통의 공간'이라는 경험을 판 것이다. 실제로 스타벅스가 프리퀀시 마케팅을 도입한 결과 앱 재방문율이 50% 향상됐다. 지난해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출은 1조 9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하며 외식업계 1위를 차지했다.
펜 판매 테스트에서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된다. 올바른 접근법은 "혹시 요즘 글씨가 잘 안 써지나요?"라고 고객의 문제부터 파악하는 것이다. 이어 "지금 쓰시는 펜이 인체공학적으로 불편해서 그렇다"며 문제를 진단하고, "이 펜은 구조가 달라 습관 교정이 된다. 2개월만 쓰면 글씨 버벅임이 사라진다"고 결과를 약속하는 식이다.
맥도날드, 시간대별 차별화로 매출 50% 늘렸다
한국 맥도날드는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5년간 두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2024년 기준 가맹점 포함 전체 매출 1조4,090억원을 달성해 4년 연속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2024년 117억원으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이루며 당기순이익도 1153억원을 기록했다. 비결은 단순히 햄버거만 파는 매장에서 탈피한 데 있다. 새벽에는 커피를 찾는 직장인들을, 야간에는 야식을 즐기려는 고객들을 타겟으로 시간대별·고객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이러한 업셀링 전략의 핵심은 고객이 구매한 상품과 연관된 추가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자연스럽게 제안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요한 점은 고객이 필요로 할 것을 미리 파악해 제안함으로써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메가커피 "1500원 아메리카노"가 MZ세대 사로잡은 전략
메가커피는 '아메리카노 핫 1500원'이라는 파격적 가격 정책으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공략했다. 홍대점 1호점 개점 후 10년 만에 3000호점을 돌파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성공 요인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고물가 시대에 '밥값보다 비싼 커피값'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상황에서 100% 프리미엄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 '메가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판매했다. 둘째, 테이크아웃에 최적화된 매장 구조로 젊은 층의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했다. 시그니처 색상인 노란색 외관과 외부 키오스크, 오픈형 창을 통해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도 쉽게 주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셋째, MZ세대가 소비 경험을 SNS로 공유하는 트렌드를 파악해 인증샷을 부르는 화려한 비주얼의 메뉴들을 선보였다. 계절별 한정 메뉴를 지속적으로 출시하여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오마뎅, "엄마 마음" 공략해 2년새 100개점 확장
2년새 가맹점 100개에 육박하며 초등학교 주변 '참새 방앗간'으로 불리는 오마뎅은 학부모들의 "안전한 먹거리" 니즈에 집중했다. 가장 혁신적인 전략은 선불 결제 시스템이다. 엄마들이 미리 돈을 결제해 놓으면 아이들은 이름과 엄마 휴대폰 번호만 대고 간식을 먹을 수 있다. 사용 내역과 잔액 정보는 카카오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엄마에게 전송되어 투명성과 편리성을 제공한다. 또한 밀가루, 색소, 화학조미료(MSG)를 사용하지 않는 '3무(無) 원칙'을 고수하며 질 좋은 생선살로 어묵을 만들고, 국내산 쌀떡을 사용한다. 매일 떡공장에서 뽑아낸 가래떡을 점포로 보내는 등 신선한 재료와 품질 관리에 철학을 담았다. 이러한 '건강 메뉴' 콘셉트로 오마뎅은 '아이들의 스타벅스'로 불릴 만큼 초등학교 인근에서 인기 있는 장소가 됐다.
"제품 기능 말고 고객이 얻게 되는 결과에 집중하라"
세 브랜드의 공통점은 제품 자체가 아닌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고민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스타벅스는 "휴식과 소통 공간이 필요한 현대인"에게 제3의 공간을 제공했다. 메가커피는 "경제적 부담 느끼는 소비자"에게 저렴하면서도 만족스러운 카페 경험을 제공했다. 오마뎅은 "자녀 안전 걱정하는 학부모"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간식 관리 시스템을 제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모두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기보다는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결과'인 휴식, 경제성, 안전성에 집중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고객의 궁극적 목적 파악이 핵심"
프랜차이즈 업계 전문가들은 성공하는 오너들의 공통점으로 고객의 표면적 요구가 아닌 궁극적 목적을 이해하는 능력을 꼽는다. 카페에 오는 고객이 단순히 커피를 마시려는 것인지, 아니면 휴식과 소통의 공간을 원하는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하면 업셀링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해진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한국 맥도날드를 보고 배워라"는 업계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패가 결국 고객 심리를 얼마나 정확히 읽어내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자체의 장점을 나열하는 것보다 고객의 문제와 상황,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최종 결과에 집중해야 한다"며 "성공하는 프랜차이즈는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목적을 판다"고 강조했다. 스타벅스의 50% 재방문율 향상과 맥도날드의 지속적인 두자릿수 성장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업셀링이야말로 고객의 목적 달성을 위한 여정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진정한 사업 감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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