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16.7배 vs 교촌 29.65배 논란…전문가들 "맞춤형 접근 필수" 경고

[프랜사이트 = 특별취재팀] 프랜차이즈 투자 붐이 지속되면서 가치평가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가맹본부 상장부터 개별 매장 거래까지, 동일한 프랜차이즈 업계라도 거래 성격에 따라 전혀 다른 평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밸류에이션 지표인 PER(주가수익비율)을 획일적으로 모든 거래에 적용하는 관행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더본코리아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비교 대상 기업 선정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이 이런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본부 거래는 PER, 개별 매장은 수익환원법이 원칙
프랜차이즈 업계의 거래 가격 결정 방식은 크게 두 개 층위로 구분된다. 가맹본부의 지분 거래나 기업공개, 인수합병(M&A) 등과 개별 가맹점의 양도·양수 거래가 바로 그것이다.
가맹본부 거래에서는 비교회사 배수법(Multiple Valuation)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동일 업종 상장사들의 PER, EV/EBITDA(기업가치 대비 이자·세전이익), PSR(주가매출비율) 등의 배수를 활용해 동종업계 평균값에 해당 기업의 실적을 곱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프랜차이즈 상장사와 상장 예정 기업들은 공모가격 산정 과정에서 비교 대상 기업들의 PER 평균치를 주요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개별 매장 거래에서는 수익환원법(Income Approach)이 핵심적인 평가 방법론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정상화된 연간 점주 순이익'을 요구수익률로 나누거나, 월간 또는 연간 영업이익에 해당 업종과 입지, 브랜드의 리스크를 반영한 배수를 곱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매장 내 시설과 비품의 잔존 가치, 그리고 영업권에 따른 권리금을 추가로 반영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프랜차이즈 투자 분야 전문가는 "개별 매장 거래에서 PER은 단순한 참고 지표 수준에서만 활용해야 한다"면서 "PER은 본질적으로 회사 단위의 가치평가에 더욱 적합한 지표"라고 강조했다.
PER 15배 vs 20배, 적용 기준과 해석이 관건
PER은 주가 또는 시가총액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해당 기업의 순이익 대비 시장이 몇 배의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밸류에이션 지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성장성과 시장 진입장벽, 브랜드 파워, 가맹점 확장 여력이 클수록 PER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대로 이익의 변동성이 크거나 규제 리스크, 원가 상승 압박, 각종 경영 리스크가 높을수록 PER은 하락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다만 적자 상황이나 일회성 비용 발생, 회계정책의 영향 등으로 인해 '정상화된 순이익' 조정 작업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최근 더본코리아는 기업공개 과정에서 비교 대상 기업군의 PER 평균치를 적용했다. 교촌에프앤비를 높은 PER(29.65배) 수준을 이유로 비교군에서 제외하고, 대신 식품·유통업체 중심의 비교군을 구성해 평균 PER 15.78배를 사용했다. 최종 확정된 공모가격 기준으로는 PER 16.7배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과거 투썸플레이스 거래 사례에서는 전년도 순이익 기준 PER 19.6배로 가치가 평가됐다는 시장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경우에는 평가 시점에 따라 과거 실적 기반 PER과 미래 예상 실적 기반 Forward PER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예상 이익 기준의 Forward PER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별 매장 평가, PER 적용의 함정과 한계
개별 프랜차이즈 매장 거래에서는 PER을 직접적으로 적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매장의 실질적 가치가 순이익의 변동성뿐만 아니라 임대차 계약 조건, 점주의 노동력 투입 정도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변수들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개별 매장 평가는 4단계 공식을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째, 최근 12~24개월간의 매출과 원가, 임차료, 인건비, 점주 노무비 등을 종합 반영한 점주 현금흐름을 정확히 산출하는 단계다. 둘째, 일회성 이벤트나 리뉴얼 비용, 쿠폰 할인, 임대차 계약 갱신 등의 특수 요인들을 제거하는 정상화 조정 과정이다. 셋째, 수익환원법과 배수법을 병행 적용하면서 권리금과 자산 가치를 함께 반영하는 단계다. 넷째, 성수기와 비수기의 민감도 분석과 함께 향후 임대료 상승이나 원가 변동 리스크를 최종 반영하는 과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매장 거래 가격을 PER로 단순 환산할 경우 점주의 노동력 투입과 임대차 리스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과대평가나 과소평가의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 "다각도 교차검증 반드시 필요"
프랜차이즈 가치평가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적자이거나 저이익 상황에서의 PER 사용을 자제해야 하고, 극단적으로 높거나 낮은 PER 수치의 제외 여부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또한 미래 예상 실적 기반 Forward PER과 과거 실적 기반 후행 PER을 혼용해서는 안 되며, 비영업적 항목들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브랜드별 사업 구조에 따른 마진율과 자본집약도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고, 개별 매장 거래 시에는 권리금과 임대차 변수들을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들이 주요 체크포인트로 꼽힌다.
M&A 전문가인 유봉근 회계사는 "PER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EV/EBITDA, DCF(현금흐름할인법) 등 다른 평가 방법론들과의 교차 검증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특히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우 세부 업종별 고유 특성과 각 기업의 성장 단계를 충분히 고려해야만 정확한 가치평가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프랜차이즈 관련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확하고 합리적인 가치평가 방법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 모두에게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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