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프랜차이즈 벗고 직접 진출…소스·설비 수출까지 '낙수효과' 톡톡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산업이 내수 시장 포화를 뚫고 글로벌 무대에서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과거 한인 타운 중심의 '보여주기식' 진출을 넘어, 이제는 북미와 동남아 주류 시장을 정조준하며 역대 최다 해외 매장 수를 경신했다.
K-팝, K-드라마로 시작된 한류가 K-푸드라는 실질적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면서, 2025년이 'K-프랜차이즈 글로벌 도약의 원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신규 매장 40% 급증…북미·동남아가 양 날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기준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해외 신규 매장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증했다. 특히 전체 해외 진출의 약 70%가 북미(미국·캐나다)와 동남아시아(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에 집중되면서, 두 지역이 K-프랜차이즈의 양 날개로 자리 잡았다.
"본고장 美를 접수"…치킨·베이커리 선봉
프랜차이즈의 본고장 미국 시장에서의 약진이 눈부시다. 과거 캘리포니아나 뉴욕 등 한인 밀집 지역이 주 무대였다면, 2025년 현재는 텍사스, 오하이오, 플로리다 등 중남부와 동부 내륙 깊숙이 침투했다.
선봉장은 단연 'K-치킨'이다. BBQ, 교촌, bhc 등 국내 대표 브랜드들은 미국 내에서만 수백 개 매장을 운영하며 '한국식 양념치킨'을 하나의 장르로 정착시켰다.
두꺼운 튀김옷 위주의 미국식 프라이드치킨과 달리, 얇고 바삭한 식감과 마늘 간장·양념 등 다채로운 소스를 앞세운 한국 치킨은 현지에서 '프리미엄 치킨'으로 통한다. 현지 매체들은 K-치킨 성공 요인으로 '소스의 다양성'과 '배달 문화 접목'을 꼽는다.
베이커리 분야의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K-베이커리는 빵을 주식으로 하는 미국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공장에서 찍어낸 빵을 마트에서 사 먹던 미국 소비자들에게 매장에서 직접 굽는 신선함과 수백 가지 메뉴 라인업, 카페형 매장의 쾌적함은 강력한 경쟁력이 됐다. 2025년 이들 브랜드는 미국 내 1,000호점 돌파를 눈앞에 두며 글로벌 베이커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동남아는 'K-편의점'과 '떡볶이'에 열광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접근성 좋은 생활 밀착형 브랜드가 강세다. 특히 편의점과 떡볶이, 핫도그 등 분식 프랜차이즈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GS25, CU, 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 브랜드는 베트남, 몽골,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단순 소매점을 넘어 1020세대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한국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편의점 라면을 먹거나 파우치 음료를 마시는 장면이 노출되면서, 현지 젊은 층 사이에서 한국 편의점 방문 자체가 하나의 놀이 문화가 된 것이다. 이들 편의점은 떡볶이, 닭강정 등 즉석조리 식품을 강화하며 '간편식 맛집'으로 포지셔닝하는 전략이 적중했다.
떡볶이(두끼 등)와 핫도그(명랑핫도그 등) 브랜드도 현지 쇼핑몰과 번화가에 입점하며 줄 서서 먹는 맛집으로 등극했다. 매운맛에 익숙한 동남아 식문화 특성을 고려하되, 현지 향신료를 적절히 배합하거나 할랄 인증을 받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성공 비결로 분석된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벗고 직접 진출…수익성 UP
2025년 해외 진출의 또 다른 특징은 진출 방식의 고도화다. 과거에는 현지 파트너사에게 브랜드 사용권만 내주고 로열티를 받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본사가 직접 법인을 설립하고 직영점을 운영하거나 합작 법인(JV)을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MF 방식은 리스크가 적은 대신 브랜드 관리가 어렵고 수익성이 낮은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K-브랜드의 파워가 커지고 해외 운영 노하우가 쌓이면서, 국내 본사들이 직접 품질(QSC)을 관리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는 해외 사업이 단순히 브랜드 알리기를 넘어, 본사의 실질적인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소스·설비 수출로 연관 산업도 '활짝'
K-프랜차이즈의 해외 확장은 단순히 가맹점 숫자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전용 소스, 파우더, 포장 용기, 주방 설비 등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연관 산업의 동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해외 매장에 공급할 핵심 식재료를 생산하기 위해 국내에 대규모 스마트 팩토리를 증설하거나 물류 센터를 확충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서비스업을 넘어 제조업과 수출업을 견인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는 이제 선택 아닌 생존 코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2026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내수 시장의 과당 경쟁과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에게 해외 시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코스가 됐다.
2025년, K-프랜차이즈는 전 세계 거리에 간판을 내걸며 대한민국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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