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본사의 대전환: 식자재 공급처에서 디지털 물류 거점으로
2026년 현재, 대한민국 유통 시장의 지각 변동은 이제 개별 매장의 문 앞까지 도달했다. 과거 프랜차이즈의 존재 이유는 '이름만 들어도 아는 브랜드의 표준화된 신뢰'였다. 하지만 지금의 소비자는 간판의 크기보다 내 취향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플랫폼의 추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프랜사이트>의 기획 특집 '버티컬 커머스 대전환' 마지막 편에서는 플랫폼 권력 시대에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가 살아남기 위한 실무적 생존 로드맵을 제안한다. [프랜사이트 = 특별취재팀]
소비의 입구가 포털 검색에서 플랫폼 큐레이션으로 이동하면서, 소상공인들에게는 유례없는 확장의 기회가 열렸다. 이제 소상공인 셀러들은 정보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생존을 위한 무기로 삼아야 한다. 버티컬 커머스 생태계는 대형 브랜드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들을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콘텐츠 생산: '이레이즈 비지'나 '비지서브' 같은 인공지능 배경 제거 및 편집 도구는 저비용으로도 고품질의 상품 상세 페이지를 제작할 수 있게 돕는다. 시각적 경쟁력이 곧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는 플랫폼 환경에서 이는 필수적인 기술이다.
핀테크를 통한 현금 흐름 개선: 정산 주기가 긴 대형 플랫폼의 특성은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이다. '바이나우'와 같은 선정산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여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수익성 방어의 핵심이다.
데이터 기반의 수수료 전략: 플랫폼별 수수료 체계를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그재그의 경우, 사입 기반 소호 의류 수수료는 8.5% 수준이지만 브랜드 카테고리는 27%에 달한다. 저수수료 모델로는 물량 공세를, 고수수료 모델로는 고마진 독점 상품을 배치하는 이원화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 프랜차이즈 본사들 역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단순히 가맹점에 물품을 공급하고 매뉴얼을 전수하는 역할만으로는 미래가 불투명하다. 본사는 가맹점주들에게 플랫폼 입점 노하우와 콘텐츠 제작 기술을 전수하는 '디지털 본부'로 진화해야 한다.
가장 결정적인 생존 전략은 전국에 퍼져 있는 오프라인 가맹점을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로 전환하는 것이다. 올리브영이 전국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종합몰의 물류 공세를 무력화했듯, 프랜차이즈 역시 가맹점의 남는 공간을 온라인 주문의 즉시 배송 및 픽업 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는 가맹점주에게는 추가적인 배송 수익을 제공하고, 본사에는 종합몰의 익일 배송에 대응하는 초근접 배송 경쟁력을 부여하는 상생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이제 프랜차이즈 매장은 단순히 음식을 만들거나 물건을 파는 곳을 넘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만나는 물류의 실핏줄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기술과 감성이 조화된 유통의 완성
버티컬 커머스의 확산은 기존 유통 질서의 파괴가 아니라, 기술과 감성이 조화된 새로운 패러다임의 완성이다. 쿠팡이 55조 원의 거래액으로 시장을 과점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버티컬 커머스는 '취향'과 '전문성'이라는 해자를 구축하며 당당히 살아남았다.
이제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는 이들의 기술과 데이터를 자신의 비즈니스에 연결해야 한다. 미래의 커머스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소비자의 삶에 영감을 주는 전문적인 공간으로 기억되는 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에게 플랫폼은 위협이지만, 이를 활용하는 이에게 플랫폼은 가장 강력한 날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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