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사이트 = 김태연 기자]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시장의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건설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 부문도 회복되면서 지난해 말 주춤했던 경제성장률이 빠르게 반등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DP는 전 분기보다 1.7%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이번 성장률은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성장을 이끈 가장 강력한 동력은 반도체였다.
인공지능(AI) 산업의 빠른 성장과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고성능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수출 확대가 전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수출의 성장률 기여도는 1.1%포인트에 달했고 소비와 투자 등을 포함한 내수도 0.6%포인트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의 성장 기여도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수가 개선된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수출만 증가하고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성장 구조에서는 국민들이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에는 민간소비와 투자 등이 함께 개선되면서 경제 전반의 회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1분기의 높은 성장률이 올해 전체로 그대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가장 큰 변수는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다.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수입물가와 기업의 생산비용도 크게 높아졌다.
한국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제유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기업의 생산비와 물류비가 증가할 수 있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환율 역시 변수다.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 수출기업에는 일부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원유와 원자재 수입가격을 높여 국내 물가 부담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올해 한국 경제의 핵심은 반도체가 만들어낸 성장 동력을 내수와 다른 산업으로 얼마나 확산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1분기 성장률은 예상보다 좋은 출발을 보여줬다.
하지만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환율이라는 대외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2분기에도 같은 성장 속도가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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