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사이트 = 박세정 기자]
한국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고용과 물가에서는 불안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와 컴퓨터를 앞세운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서는 등 체감경기와 거시지표 사이의 간극이 커지는 모습이다.
재정경제부가 12일 발표한 '최근경제동향 6월호'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국내 경제에 대해 수출 호조와 소비·기업심리 개선 등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전 경기 판단에서 사용했던 '경기 하방 위험'이라는 표현은 이번에는 빠졌다.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수출이다. 5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2% 증가했다. 조업일수 영향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액도 4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0.7% 늘었다.
특히 컴퓨터 수출이 290.7%, 반도체가 169.4%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AI 투자 확대와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한국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소비심리도 개선됐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6.9포인트 오른 106.1을 기록해 기준선인 100을 넘어섰다. 백화점 카드 승인액도 전년 동월 대비 17.1% 증가했다.
반면 생산과 투자는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4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6% 감소했고 설비투자와 소매판매도 각각 3.6% 줄었다. 수출 증가가 아직 국내 생산·소비·투자 전반의 강한 회복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고용시장에서는 더욱 분명한 경고 신호가 나왔다. 5월 취업자는 291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24년 12월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실업률도 2.9%로 0.1%포인트 상승했다.
물가 역시 부담이다.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오가고 국제 에너지 가격까지 불안할 경우 수입물가를 거쳐 생활물가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도 중동전쟁과 국제금융시장·에너지 가격 변동성, 공급망 차질 가능성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결국 현재 한국 경제는 수출과 심리는 회복되고 있지만 고용·물가·내수에는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으로 요약된다. 향후 경기 회복의 질을 판단하려면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 효과가 고용과 가계소득, 소비로 얼마나 확산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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