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위고비 쇼크'와 프랜차이즈의 위기? 식음료 업계가 마주한 거대한 전환점

박세현 기자

shpark@fransight.kr | 2026-02-13 10:28:17

단맛에 대한 욕망 거세하는 비만약 열풍... 매출 65% 책임지는 '슈퍼 소비자'가 사라진다
'의료적 보완재'로서의 단백질 피벗과 디지털 헬스 통합 생태계가 유일한 생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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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사이트 = 박세현 기자]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등장은 단순한 의약품의 보급을 넘어, 기존 식음료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을 해체하고 재조립해야 하는 실존적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세계비만재단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비만 인구는 12억 명을 넘어설 전망이며, 관련 치료제 시장은 2030년 733억 달러 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이 확실시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월 1회, 나아가 분기 1회 투여가 가능한 '장기 지속형 주사제'의 상용화다. 이는 투약 편의성을 극대화해 비만 치료를 일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임으로써, 프랜차이즈 업계가 마주한 타격이 일시적 유행이 아닌 '영구적 환경 변화'임을 시사한다. 소비자의 장바구니와 입맛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이 거대한 전환점에서 기존의 맛 중심 전략은 생존을 건 전면 수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설탕의 몰락과 핵심 고객 이탈에 따른 수익 구조의 파괴
비만 치료제 보급은 설탕 기반 수익 구조에 치명적인 경고등을 켰다. 최근 뉴욕 선물거래소에서 원당 선물 가격이 1파운드당 14센트 아래로 추락하며 5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현상은 시장의 공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설탕 소비 감소가 업계의 예측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가장 위협적인 대목은 고객 생애 가치(LTV)의 붕괴다. 디저트와 아이스크림 업계에서 매출의 65%를 책임지는 핵심 층은 단 20%의 '슈퍼 소비자'들이다. GLP-1 약물의 기전이 뇌의 수용체를 자극해 배부름을 유도하고 단맛에 대한 갈구 자체를 억제함에 따라, 이들 충성 고객의 이탈은 단순한 불황을 넘어선 기하급수적인 매출 파괴로 이어진다. '많이 먹고 자주 찾는' 고객에 의존해온 기존 프랜차이즈의 수익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의료적 보완재'로서의 단백질 피벗 전략
단맛의 퇴조가 남긴 빈자리를 채울 유일한 돌파구는 '단백질 피벗'이다. 이제 프랜차이즈는 고단백 메뉴를 단순한 선택지가 아닌 '의학적 요구 사항'에 부합하는 생존 전략으로 채택해야 한다. 비만 치료제 복용 시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근육 손실 방지를 위해 고수준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되면서, 분리 유청 등 고단백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이를 단순한 신메뉴 출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비만 치료제 복용자 전용 영양 설계'라는 전문성을 확보하여, 약물 치료 중인 환자들의 대사 기능 저하를 막는 의료적 보완재로서 브랜드 정체성을 격상시켜야 한다.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에서 환자의 삶의 질을 관리하는 파트너로 변모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로다.

데이터 기반 디지털 헬스 통합 생태계로의 편입
미래의 프랜차이즈는 단순한 식음료 공급자를 넘어 건강 관리 생태계의 핵심 축이 되어야 한다. 미국의 '릴리다이렉트'나 'Ro'의 사례처럼 약물 처방과 식단 관리가 통합되는 추세에 맞춰, 국내 프랜차이즈 역시 디지털 헬스 플랫폼과의 공격적인 협업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개인별 활동 데이터와 연계한 '맞춤형 구독 식단' 서비스가 필요하다. 또한 복약 타이밍에 맞춰 부작용을 관리하고 영양 균형을 최적화한 저당·고단백 메뉴를 적시에 배송하는 모델은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기술과 음식이 결합된 통합 케어 모델이야말로 프랜차이즈가 나아가야 할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병을 파는 곳'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곳'으로의 전환
비만을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닌 만성 질환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프랜차이즈 경영진은 새로운 비즈니스 윤리를 정립해야 한다. 이제 프랜차이즈는 고칼로리 음식을 통해 '병을 파는 곳'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치료가 필요한 이들을 돕는 '건강 관리 파트너'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정상 체중자의 미용 목적 오남용을 경계하고, 일본의 사례처럼 엄격한 처방 관리와 건강 보험 적용 등 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유연한 자세가 필수적이다. 비만 치료의 진정한 동반자로서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는 전략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만이 위고비 쇼크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구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미각이 해체되는 지금, 프랜차이즈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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