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전·SK하닉' 집중 매도에 코스피 휘청… 5000선도 붕괴

김영준 기자

yjkim@fransight.kr | 2026-11-06 13:23:23

이달 첫 4거래일 반도체 양대주 5.6조 순매도… 전월보다 확대
美 AI 투자 위축 우려에 매도 압력 가중… 장 초반 서킷브레이커 발동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달 들어 두 종목에서만 5조원 넘는 순매도가 이뤄진 가운데 미국발 인공지능(AI) 투자 위축 우려까지 겹치면서 매도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장중 8% 넘게 급락하며 5000선이 붕괴됐고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첫 4거래일인 2~5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약 5조6000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같은 기간(약 4조1000억원)보다 1조5000억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 순매도액은 약 89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전날에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약 3조400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이 가운데 두 종목이 약 2조7000억원으로 80%가량을 차지했다. 다만 이달 누적 수치는 5일 장중 집계액을 합산한 기준이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이날도 이어졌다. 오전 11시44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17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5876억원, 2165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 수급도 크게 출렁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했고 SK하이닉스는 한때 1026억원 순매수에서 4893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삼성전자가 다시 소폭 매수 우위를 나타낸 것과 달리 SK하이닉스에서는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졌다.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18만1400원(-9.98%), SK하이닉스는 111만6000원(-11.71%)까지 떨어졌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각각 19만5700원(-2.87%), 119만9000원(-5.14%)을 나타냈다.

반도체주 약세 속에 코스피는 장 초반 8% 이상 급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지수는 한때 4923.47까지 밀린 뒤 5000선을 회복했으며 오전 11시44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4.49% 하락한 5141.81을 기록했다. 코스닥도 4.17% 내린 650.06을 나타냈다.

최근 코스피 하락에서도 반도체 업종의 영향이 컸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하락률 약 5.3% 가운데 반도체 업종의 하락 기여도는 약 4.6%포인트에 달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하락 기여도는 약 0.7%포인트에 그쳤다.

외국인의 반도체 매도세가 확대된 배경에는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와 투자 축소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현지시간 5일 나스닥지수는 5.52%,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약 12.3% 급락했다. 마이크론(-17.5%), AMD(-17.3%), 엔비디아(-9.3%) 등 주요 반도체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데이터센터 인허가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 속도 조절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될 경우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다만 규제 강화 가능성이 AI 투자 전반의 축소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지사 교체가 모든 데이터센터의 건설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따라서 예상보다 광범위한 민주당 승리는 투자 집행 위험의 재평가를 정당화할 수 있겠으나 전체 AI 투자의 취소를 전제로 한 투매까지 정당화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는 이익 전망 상향, 극단적으로 낮아진 밸류에이션 등 전통적인 펀더멘털 논리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국면에 진입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반도체주는 낙폭과대 인식 매수세 유입과 이익 둔화 우려를 반영한 손절 물량 출회 등으로 변동성이 높겠지만 미국 블루웨이브발 불확실성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업종으로 대응 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진단했다.

[프랜사이트 =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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