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2025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산업을 뒤흔든 10대 뉴스 제 1부
특별취재팀
yheo@fransight.kr | 2025-12-26 06:43:12
3고(高) 시대와 법 개정의 소용돌이… 격변의 한 해를 돌아본다
창업 급감·규제 강화·기술 혁신, 산업 지형을 바꾼 20대 이슈
[프랜사이트 = 특별취재팀 박세현·허양 기자]
2025년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산업이 역사상 가장 가혹한 시험대를 통과했다. 고금리, 고물가, 고인건비로 요약되는 '3고 현상'이 업계 전반의 수익성을 짓누르는 가운데, 수십 년간 유지되던 법적 틀마저 대대적으로 재편됐다. 여기에 기술 혁신의 물결이 더해지며 가맹본부와 점주 모두 새로운 생존 방식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올해 상반기 전체 창업 기업 수는 57만 4,401개로, 전년 동기 대비 7.8% 급감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 분야 창업은 14.7%나 줄어들며 시장 포화와 소비 위축이 현실화됐다. 무분별한 양적 팽창의 시대는 끝났고, 내실 있는 브랜드만 살아남는 질적 성숙기가 도래한 것이다.
격변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업계 전문가들이 꼽은 20대 핵심 이슈를 정리했다. 이들 뉴스는 크게 네 가지 주제로 나뉘며, 2025년 프랜차이즈 산업의 복합적 현실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법·제도 대격변: 점주 권익 강화 바람
올해 가장 큰 변화는 법·제도 영역에서 일어났다. 먼저 '가맹점주 단체교섭권 법제화'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수직적 갑을 관계에 균열을 냈다. 가맹점주 단체에 법적 협상권이 부여되고, 본사는 점주들과의 협의를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
신규 브랜드에 대한 진입 장벽도 높아졌다. '1+3 직영점 운영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3개 이상의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해야만 가맹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부실 프랜차이즈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본사의 일방적 통보 관행에도 제동이 걸렸다. 필수품목의 가격 등 거래 조건을 점주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때 반드시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법제화됐다. 또 가맹계약서에 필수품목의 가격 산정 방식을 명시하도록 의무화해, 그간 '영업 비밀'로 가려져 있던 본사의 물류 마진이 투명해졌다.
지자체 차원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서울시는 본죽&비빔밥 등 8개 브랜드를 '서울형 상생 프랜차이즈'로 선정하며 공정 거래 문화 확산에 나섰다.
경제 지표 악화: 1만 원 최저임금 시대의 충격
최저임금이 시급 10,030원으로 책정되며 상징적 경계선을 넘어섰다. 인상률은 1.7%에 불과했지만, 인건비가 임대료를 추월하는 등 가맹점의 비용 구조에 심리적·물리적 충격을 가했다.
창업 시장의 양극화도 뚜렷해졌다. 청년 창업이 위축된 반면, 기대 수명 연장으로 60세 이상 고령층의 창업 비중은 늘어났다. 신규 창업 리스크가 커지자 폐업 매장의 시설을 재활용해 소자본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리사이클링 창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증시에서도 프랜차이즈 기업의 고전이 이어졌다.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하며, 지속 가능한 시스템과 갈등 관리 능력이 기업 가치를 좌우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기술과 트렌드: 무인화와 헬시 플레저의 시대
인건비 부담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 도입이 가속화됐다. 무인 카페, 키오스크, 앱 기반 주문 시스템 등 자동화 기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소비 트렌드도 급변했다. '제로 칼로리' 열풍이 음료를 넘어 외식업 전반으로 확산되며 '헬시 플레저' 메뉴가 시장을 점령했다. 말차를 활용한 디저트와 음료가 MZ세대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말차 코어' 열풍을 일으켰다.
1,500만 반려동물 인구 시대를 맞아 펫 호텔, 펫 카페 등 반려동물 관련 프랜차이즈가 외식업 중심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소비자 권익 보호도 강화됐다. 가격을 유지하면서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대형 치킨 브랜드들이 중량표시제를 도입하며 정보 투명성을 높였다.
상생과 갈등: 플랫폼 시대의 명암
배달 플랫폼이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상생안을 시행했지만, 배달 비중이 높은 프랜차이즈는 혜택에서 소외되며 실효성 논란을 낳았다. 배달 수수료 부담을 상쇄하려는 '이중가격제'가 확산되며 갈등 비용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반면 위기 속 상생 리더십도 빛났다. 티메프 사태 당시 본죽&비빔밥 본사가 23억 원의 가맹점 피해액을 전액 부담하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국내 시장 포화의 돌파구로 해외 진출도 본격화됐다. 투박스 치킨 등이 북미와 동남아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K-프랜차이즈의 영토 확장을 이끌었다.
환경 규제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다회용기 사용과 친환경 포장재 도입이 브랜드의 생존을 좌우하는 ESG 경영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 20가지 이슈는 2025년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지형을 바꾼 핵심 사건들이다. 다음 편에서는 전문가들이 산업 전반에 가장 큰 파급력을 미쳤다고 평가한 '10대 뉴스' 최종 선정 결과와 그 기준을 심층 분석한다.
[ⓒ 프랜사이트 (FranSight).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