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사이트 = 이우민 기자]
중동 불확실성 장기화 여파…고유가가 생활물가로 번질 가능성 경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한국 경제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21일 경제계에 따르면 고유가 장기화가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뿐 아니라 물류비와 항공료, 식품가격 등 생활물가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원유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국제유가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
특히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원유 가격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의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은 약 70%에 달했고 이 가운데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유가의 영향은 이미 국내 물가 지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16.1% 상승해 1998년 1월 이후 2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유 수입물가 급등과 환율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5월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달 초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석유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의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면서 5월 소비자물가 오름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전월의 2.2%보다 높아졌다.
항공과 물류업계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항공사는 전체 영업비용에서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간 이어지면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유류할증료 인상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
운송비 상승은 식품과 생활용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상품을 생산해 물류센터와 매장으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연료비가 상승하면 기업의 비용 부담이 높아지고,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일부 비용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계에서는 국제유가가 향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유가가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면 경기 회복을 위해 금리를 낮출 필요성이 있더라도 한국은행이 물가를 고려해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단순히 주유소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물류와 제조, 항공, 외식 등 거의 모든 산업의 비용과 연결돼 있다"며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의 방향이 향후 국내 물가와 소비 회복을 판단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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