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사이트 = 오지훈 기자]
중동발 고유가에 한국경제 부담 지속…물가·환율·내수 '삼중고' 우려
에너지 수입비용 상승에 기업 원가 부담…정부, 비상경제 대응 강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한국 경제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 수입비용 상승이 물가와 환율에 영향을 주고 소비 회복까지 늦출 경우 내수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경제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국내외 경제 상황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한국 경제에 가장 큰 변수 가운데 하나는 국제유가다.
우리나라는 원유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만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가격이 오르면 정유와 석유화학뿐 아니라 자동차, 항공, 물류, 식품 등 다양한 산업의 생산비용이 함께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운송비 상승은 소비자물가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제품을 공장에서 물류센터로 운송하고 다시 매장이나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유류비 부담이 높아지면 기업들이 비용 일부를 제품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물가가 안정된다면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금리 인하 여력이 커질 수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경우 한국은행이 금리를 조정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최근 시장금리와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앞서 5월 중순에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3.7%대를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로 올라서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나타났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양의 원유와 원자재를 수입하더라도 기업이 지불해야 하는 원화 환산 비용은 더욱 커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휘발유와 경유 등 차량 유지비 상승이 가장 먼저 체감될 수 있다.
여기에 식품과 외식, 택배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까지 오르면 가계가 느끼는 체감물가 부담은 공식적인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아질 수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은 내수 회복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가계가 식비와 주거비, 교통비 등 필수지출에 더 많은 돈을 사용하면 자동차와 가전, 여행, 외식, 문화생활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소상공인 업계에서는 인건비와 임대료, 공공요금, 금융비용, 원·부자재 가격과 플랫폼 수수료 등이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은 단순히 주유소 기름값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산비와 물류비, 소비자물가까지 연결되는 문제"라며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이 향후 한국 경제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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