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플랫폼법 연기부터 K-방산 협력까지... 산업별 전방위 재편 가속화
[프랜사이트 = 특별취재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열린 한미정상회담이 한국의 경제·통상 정책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관세율 인하를 확보한 가운데, 산업별 협력 확대부터 디지털 규제 정책 재검토까지 전방위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투자 외교로 관세장벽 돌파... "미국에 거액 선물" 논란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과는 한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10%포인트 낮춘 것이다. 한국 정부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을 통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한 한국의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MASGA)' 프로젝트를 비롯해 자국 산업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관세 정책을 주요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관세 협상 결과에 대해 한국이 미국에 거액의 선물을 준 것과 같다는 상반된 평가도 제기되고 있어, 투자 외교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대미 직접 수출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멕시코·중국·베트남·캐나다 등 제3국을 경유하는 한국의 대미 부가가치 수출은 감소 추세에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이러한 감소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별 협력 확대... 조선·에너지·방산 중심 재편
한미 양국은 주요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조선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MASGA 프로젝트와 한국의 '조선·제조업 르네상스' 정책이 맞물리며 공동 건조, 해군 MRO(정비·수리·정비), 조선소 현대화 등 다방면의 협력이 예상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2028년까지 LNG 등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확대와 함께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원자력 분야 협력이 본격화된다. 이를 통해 한국 기업들은 에너지 도입선 다변화와 차세대 원전 기술 협력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방산 분야에서도 '동맹 현대화' 틀 내에서 협력이 강화된다. 단기적으로는 방위산업 전략광물 공급 및 미국의 첨단 무기 도입이 확대되고,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K-방산 경쟁력 제고가 핵심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공급망 협력 방안이 논의됐으며, K-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 역량 강화를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 거점 확보가 추진된다.
온플법 연기로 디지털 규제 정책 전면 재검토
이재명 정부의 역점 사업인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이 미국으로부터 디지털 무역 장벽으로 지적받으며 강한 철회 압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정상회담 이후 온플법 입법 처리 연기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미국의 비관세 장벽에 대한 정책적 고려와 잠재적 보복 조치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자국 디지털 기업 혁신을 저해하는 장벽으로 인식하고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15% 관세 부과가 확인된 만큼,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현지 투자 확대와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농식품 산업 역시 15% 추가 관세 적용이 예상돼 OEM 활용과 현지 공장 설립 등의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안미경중" 포기 선언... 친미 노선 강화 신호
한국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안미경중 포기"(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치중하는 정책 포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안보와 경제 전반에서 미국 편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북한 IT 인력의 불법 활동을 통한 무기 자금 조달에 대한 한미일 공동 성명 발표 등은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 유지와 미국과의 공조 강화를 시사한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특정 정부 행동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이는 한국 정부가 국내 정치 상황과 안보 관련 조치를 대외적으로 설명하고 관리하는 데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한국으로 하여금 대규모 투자를 통한 무역 장벽 완화, 핵심 산업 분야에서의 미국과의 협력 강화, 디지털 규제 정책의 신중한 재검토, 그리고 외교안보적으로 더욱 친미적인 노선 강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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