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 심층특집 ①] 머스크의 스타링크, 한국 상공에 뜬다... "인터넷이 우주에서 온다"

특별취재팀

yheo@fransight.kr | 2025-11-10 07:13:59

6천 기 위성이 만드는 '우주 인터넷망'... 지상 통신의 판도를 바꾼다
단말기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든 접속 가능... 군·해상·재난 분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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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사이트 = 특별취재팀 박세현·허양 기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올해 한국에서도 본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전 세계 80개국 이상에서 이미 서비스 중인 스타링크는 단순한 인터넷 사업자가 아니라, 통신의 역사를 다시 쓰는 기술 혁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위성을 실시간으로 잡아내는 기술

스타링크의 핵심은 '저궤도 위성'이다. 기존 통신 위성들이 지상 3만6천km 상공에 떠 있는 반면, 스타링크 위성은 불과 550km 고도를 날아다닌다. 거리가 60분의 1로 줄면서 신호 지연시간도 600ms에서 20~40ms로 대폭 줄었다. 지상 5G와 비슷한 수준이다.

더 놀라운 건 지상의 수신 기술이다. 스타링크 단말기는 안테나를 돌리지 않는다. 수백 개의 초소형 안테나가 전자적으로 신호의 방향을 바꿔가며 빠르게 움직이는 위성을 쫓아간다. '위상 배열 안테나'라 불리는 이 기술은 원래 군용 레이더에 쓰이던 고가 장비였지만, 스타링크는 이를 대량생산해 가격을 낮췄다. 덕분에 배나 비행기, 심지어 달리는 차 안에서도 끊김 없는 인터넷을 쓸 수 있다.

우주 공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

스타링크가 기존 위성 통신과 다른 결정적 차이는 '위성 간 레이저 통신' 기능이다. 인접한 위성들이 서로 레이저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마치 우주 전체가 하나의 메쉬 네트워크처럼 작동한다.

기존 위성 통신은 반드시 지상 기지국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스타링크 위성들은 서로 데이터를 전달하며 직접 라우팅한다. 극지방이나 공해상처럼 지상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시간 전장 통신을 지원하며 그 위력이 입증됐다.

별도 장비 없이 내 스마트폰이 위성과 직접 통신

스타링크의 최신 기술은 'Direct-to-Cell'이다. 별도 수신 장비 없이 일반 스마트폰이 위성과 바로 연결된다. 우주의 위성이 하나의 이동통신 기지국처럼 작동하는 셈이다.

올해 하반기 미국에서 문자 서비스로 먼저 시작하고, 내년에는 데이터와 음성통화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차세대 6G 네트워크의 핵심 개념인 '비지상 네트워크(NTN)'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지상과 우주를 하나로 묶는 3차원 통신망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현재 6천 기, 최종 1만2천 기... 기존 위성 전체보다 많다

2025년 현재 스타링크는 약 6천 기 이상의 위성을 궤도에 올렸다. 최종 목표는 1만2천 기 이상이다. 이는 기존 전 세계 통신 위성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이런 대규모 배치가 가능했던 건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 '팰컨 9' 덕분이다. 한 번에 60기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리며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전통 위성통신 업체들이 따라잡기 어려운 속도다.

한국에선 B2B·재난 분야가 먼저

97% 이상이 초고속 인터넷으로 덮인 한국에서 스타링크가 일반 가정용 시장을 단기간에 장악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해양, 항공, 재난 대응 분야는 다르다.

국내 조선사와 항공사들이 벌써 시험 도입을 추진 중이다. 산불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로 지상망이 끊겼을 때 독립적인 통신망으로 쓸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 주권·우주 쓰레기... 풀어야 할 숙제도

완벽해 보이는 기술에도 리스크는 있다. 위성 간 레이저 통신으로 데이터가 국경을 넘어 이동하면서 '데이터 주권' 문제가 제기된다.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 것인가 하는 논란이다.

수천 기의 위성이 저궤도를 점유하면서 우주 쓰레기 관리와 충돌 위험도 커지고 있다. 전파 간섭 문제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여기에 단말기와 요금제가 여전히 고가여서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구를 하나의 네트워크 행성으로"

결국 스타링크는 단순히 인터넷을 파는 회사가 아니다. 지구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묶는 인프라 기업이다. 지상망의 빈틈을 우주에서 메우고, 동시에 차세대 통신의 방향을 제시한다.

한국이 6G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타링크는 피할 수 없는 참고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하늘 위 위성들이 만드는 '우주 메쉬 네트워크'의 실험은 이제 한국 상공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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