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업계가 배워야 할 확장의 법칙

[프랜사이트 = 특별취재팀 박세현, 허양 기자]
대한민국 빅테크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최근 행보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프랜차이즈 업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네이버는 20년 넘게 '검색'이라는 본질을 지키며 웹툰, 쇼핑, 금융 등으로 성공적인 사업 다각화를 이뤘지만, 카카오톡은 메신저 본질을 흔든 업데이트로 사용자 반발에 직면해 엿새 만에 롤백하는 사태를 겪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지키면서 확장하는 것과 본질을 훼손하며 욕심을 부리는 것의 차이"라며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주목해야 할 성장 전략의 교과서적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본질은 지키고, 확장은 선택지로 넘긴 네이버
네이버의 가장 큰 강점은 '첫 화면'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년간 녹색 검색창은 단 한 번도 그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사용자들은 여전히 네이버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검색창을 만난다. 이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있었기에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이 가능했다.
네이버는 웹툰, 쇼핑, 금융, 클라우드 등 신사업을 시작할 때 기존 검색 서비스에 강제로 끼워 넣지 않았다. 대신 별도의 앱과 서비스로 출시해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직접 선택하도록 했다. 이른바 '옵트인(Opt-in)'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으로 네이버는 '검색'이라는 강력한 코어를 중심으로 각 분야에서 독립적 경쟁력을 갖춘 서브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본업은 더욱 공고해지고, 신사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는 이상적인 선순환 구조다.
'본질을 훼손'한 카카오
반면 최근 카카오톡의 업데이트 사태는 정반대의 교훈을 남겼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은 친구 목록이라는 핵심 기능을 SNS형 피드로 바꾸고 광고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사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사용자들은 "메신저로 친구와 대화하려는데 광고와 피드가 먼저 보인다",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다"라는 불만을 쏟아냈고, 결국 카카오는 엿새 만에 업데이트를 철회했다. 고객이 서비스를 찾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무시하고 원치 않는 경험을 강요한 결과였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검색이라는 본질을 지키며 다른 서비스를 '추가'한 것과 달리, 카카오는 메신저라는 본질을 '대체'하려 했다"며 "이는 고객 경험을 훼손하는 전형적인 실패 사례"라고 분석했다.
프랜차이즈가 배워야 할 '네이버식 확장' 4대 법칙
네이버와 카카오의 명암은 프랜차이즈 업계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첫째, 당신의 '빅맥'을 절대 바꾸지 말라
네이버의 검색창처럼, 브랜드를 대표하는 간판 메뉴와 핵심 경험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다. 맥도날드가 전 세계 어디서나 빅맥의 맛을 일관되게 유지하듯, 고객이 브랜드에 기대하는 그 경험을 절대 흔들어선 안 된다. 신메뉴는 언제나 핵심 경험에 더해지는 '플러스 알파'여야 한다.
둘째, 신메뉴는 '선택'할 수 있는 별도의 길로 제시하라
네이버가 웹툰을 별도 앱으로 제공했듯,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시도는 고객이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어야 한다. 스타벅스는 아메리카노와 라떼라는 핵심 메뉴를 유지하면서 시즌별 한정 메뉴로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고객을 끌어들인다. 기존 고객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셋째, 매장 밖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라
브랜드의 본질을 훼손하면서 객단가를 높이려는 시도는 위험하다. 네이버가 검색 품질을 유지하며 다른 분야에서 수익을 찾았듯, 프랜차이즈도 매장 경험의 질을 지키면서 부가 수익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교촌치킨이 매장의 치킨 맛은 유지하며 소스나 HMR을 온라인 판매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넷째, '파일럿 매장'을 적극 활용하라
네이버가 수많은 서비스를 베타 버전으로 테스트하듯, 프랜차이즈도 신메뉴나 새로운 운영 방식을 일부 매장에서 먼저 검증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수다. 롯데리아가 특정 지역에서 신제품을 테스트한 뒤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처럼,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고객 피드백을 반영하는 과정은 성공 확률을 높여준다.
"본질을 강화하는 것이 진짜 확장이다"
프랜차이즈 컨설팅 전문가 A씨는 "많은 본사가 매출 성장을 위해 신메뉴를 무분별하게 추가하거나 매장 콘셉트를 자주 바꾸는데, 이는 고객 혼란만 가중시킨다"며 "네이버처럼 브랜드의 핵심 약속을 지키면서 고객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결국 네이버의 사례가 증명하는 것은 하나다. 성공적인 확장은 브랜드의 본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본질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커피의 품질과 경험을 심화시켜 성공한 '스타벅스 리저브'가 그 증거다.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굳건히 지키면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네이버가 20년간 증명한 지속 가능한 성장의 비밀이며, 모든 프랜차이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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