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생존 키워드는 '프리미엄·수출·기술력'
[프랜사이트 = 우승련 기자]
편의점 김밥이 연속 고성장을 기록하는 동안, 골목의 김밥집들은 하나둘 셔터를 내리고 있다. 2024년 국내 김밥 프랜차이즈 산업은 '빈익빈 부익부'의 극단을 달렸다.
주요 브랜드 실적 분석... 희비 엇갈린 2024년
본지가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와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김밥 프랜차이즈 본사 매출 합계는 1800억~22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외식업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소규모 세그먼트에 해당하며, 치킨이나 커피 카테고리(조 단위 매출)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수익성이다. 업계 전체 평균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으로, 다수 브랜드가 적자 또는 초박리 구조에 놓여있다. 김밥 프랜차이즈는 외식업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박리다매형·고위험군'에 속한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브랜드는 김가네다. 2006년 설립된 김가네는 국내 김밥 브랜드 중 최상위 인지도를 자랑해왔다. 하지만 2024년 매출은 375억원으로 전년(393억원) 대비 4.6% 감소했고, 2억65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2억79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가맹점 수도 424개에서 377개로 47개나 줄었다.
김밥천국((주)정다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3년 매출은 2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439만원에 불과했다. 2022년 1억6700만원 매출, 1582만원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가맹점은 289개에서 285개로 소폭 감소했다. 김밥천국은 단일 본사가 아닌 상표와 간판을 공유하는 다수 사업자로 운영돼 전국 단일 실적 집계가 어렵고, 브랜드 통일 전략과 품질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얌샘김밥도 정체 국면이다. 2023년 매출 184억원, 영업이익 7천5000만원을 기록했지만, 2022년(181억원 매출, 1억1700만원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성장이 둔화됐다. 얌샘 외 5개 관련 브랜드를 동시 운영하는 다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시장 경쟁 심화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토마토김밥은 2024년 매출 97억원, 영업이익 3억7700만원을 기록했지만, 2023년(108억원 매출, 2억9400만원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매출이 10% 감소했다. 가맹점도 106개에서 103개로 줄었다.
차별화 전략이 통했다... 고수익 브랜드의 비결
반면 명확한 포지셔닝과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한 브랜드들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싸다김밥이다. 2024년 매출 36억원, 영업이익 4억7800만원을 달성하며 영업이익률 13.3%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 평균(0~2%)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2023년(32억원 매출, 2억8700만원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매출 10.8%, 영업이익 66.4% 성장이다. 가맹점도 82개에서 97개로 늘었다. 싸다김밥의 성공 비결은 저가 전략이다. 학생과 가격 민감형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며, 점진적인 확장세와 안정적인 가맹 기반을 유지했다. 가맹점당 평균 매출도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한 바르다김선생도 선전했다. 2014년 설립된 바르다김선생은 신선한 재료와 건강한 레시피를 강조하며 런칭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2024년 매출은 168억원으로 전년(207억원) 대비 1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7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10.1%를 달성했다. 가맹점은 124개에서 104개로 줄었지만, 수도권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고 있다.
선비꼬마김밥은 틈새시장 공략으로 성과를 냈다. 작은 크기의 '꼬마김밥' 전문으로 차별화한 이 브랜드는 2024년 매출 167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146억원 매출, 13억원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매출은 14.2% 증가했고, 가맹점은 221개에서 248개로 늘었다.
신생 브랜드 오공김밥(2024년 설립)은 초기 단계지만 가능성을 보였다. 2024년 매출 6억8100만원, 영업이익 1198만원을 기록하며 21개 가맹점으로 출발했다.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트렌디한 메뉴가 주목받고 있다.
편의점의 무서운 성장... "우리의 적은 동네 김밥집"
김밥 전문점들이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편의점의 성장이다. GS25의 김밥류 매출은 2022년 40.7%, 2023년 37.6% 급증했고, 2024년 9월까지 누적 24.4% 성장을 기록했다. CU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2024년 아침 간편식 매출은 전년 대비 50.2%나 급증했다.
편의점 김밥의 강점은 명확하다. 첫째, 가격 경쟁력이다. 삼각김밥은 1500~2500원 선으로 김밥집(3000~5000원)보다 저렴하다. 둘째, 편의성이다. 24시간 영업에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셋째, 기술력이다. 조립형 필름으로 김의 바삭함을 유지하고, 맛 라인업도 수십 종에 달한다. 편의점은 규모의 경제로 원가를 낮추고 품질을 개선했다.
원가 압박과 규제 강화... 이중고에 시달리는 가맹본부
김밥 프랜차이즈가 직면한 또 다른 문제는 원가 압박이다. 김, 쌀, 참기름 등 주요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크고, 인건비도 매년 상승하고 있다. 나트륨 함량이 높다는 지적에 따라 저염 소스와 현미, 채소 강화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이는 원가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강화도 부담이다. 2024년 공정위는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기재를 강화하고, 원재료 거래 투명성을 높이는 등 가맹점주 보호에 나섰다. 가맹점주에게는 긍정적이지만, 본사에는 추가적인 행정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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