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cked' 엘파바부터 '케데헌'까지... 2025년 대세 의상은 소셜미디어가 결정
친환경·DIY·... MZ세대가 이끄는 할로윈의 가치 전환
[프랜사이트 = 우승련 기자]
"올해는 무슨 코스튬을 입을까?" 미국인들의 이 오래된 질문에 대한 답이 이제는 TikTok에서 나온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할로윈 문화의 주도권을 쥐면서, 의상 선택부터 메이크업, 파티 아이디어까지 모든 것이 디지털 공간에서 탄생하고 확산되고 있다.
TikTok, 할로윈의 새로운 지배자
미국소매연맹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가 의상 선택의 45%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TikTok의 #HalloweenCostume 해시태그는 12억 뷰를 기록하며, 할로윈 트렌드의 진원지로 자리잡았다. #SpookySquad 해시태그도 높은 참여율을 보이며 커뮤니티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의상 인스피레이션 출처를 보면, 온라인 검색이 37~38%로 가장 높았고, 매장 내 발견(20~27%), 친구와 가족의 추천(21%)이 뒤를 이었다. 5년 전만 해도 매장 내 발견이나 주변 사람들의 추천이 주요 경로였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다.
2025년 대세 코스튬: 영화부터 K-Pop까지
TikTok과 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2025년 할로윈의 최대 화제 의상은 뮤지컬 영화 'Wicked'의 엘파바(Elphaba)와 글린다(Glinda)다. 2024년 11월 첫 편이 개봉된 데 이어 2025년 11월 속편이 개봉 예정이어서, 연중 내내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케데헌)'다. 2025년 6월 20일 넷플릭스 및 일부 극장에서 동시 개봉된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최대 화제작으로 꼽히며, K-Pop의 글로벌 인기와 할로윈 문화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Wednesday'의 웬즈데이 아담스도 여전히 인기다. 시즌 2 공개를 앞두고 있어 2025년에도 상위권 의상으로 예상된다. 2025년 4월 개봉한 영화 'Minecraft'의 스티브 캐릭터도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 전망이다.
음악 아티스트가 패션 아이콘으로
2025년 할로윈의 또 다른 특징은 음악 아티스트 의상의 급부상이다. 사브리나 카펜터(Sabrina Carpenter)는 'Short n' Sweet' 투어의 성공으로 가장 인기 있는 의상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와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도 주요 선택지로 꼽힌다.
특히 켄드릭 라마는 2025년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선보인 의상이 화제가 되면서, 할로윈 시즌까지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스포츠 이벤트와 대중문화, 할로윈이 하나로 연결되는 새로운 현상이다.
밈과 바이럴이 만드는 의상
소셜 미디어 시대의 할로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인터넷 밈과 바이럴 트렌드다. 2025년에는 Pop Mart의 캐릭터 'Labubu'(라부부)가 예상치 못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TikTok에서 시작된 '럭셔리 초콜릿 바' 밈과 'Starter Pack Doll' 트렌드도 실제 의상으로 구현되고 있다.
전통적인 의상도 여전히 강세다. NRF 조사에 따르면, 아동 의상 인기 순위는 스파이더맨(230만 명), 공주(190만 명), 마녀(170만 명), 슈퍼히어로(160만 명) 순이었다. 이는 클래식 캐릭터의 지속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경험
AR(증강현실) 기술이 할로윈 쇼핑 경험을 변화시키고 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AR 필터, 인터랙티브 투표, 가상 '입어보기' 기능이 소비자 참여를 이끌고 있으며, LED 통합 의상과 AR 증강 의상 시장이 연간 15% 성장할 전망이다.
주요 소매업체들은 앱을 통해 AR 피팅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매장 방문 전에 가상으로 의상을 입어볼 수 있다. 이는 온라인 쇼핑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피팅'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친환경과 DIY: 가치 소비의 확산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할로윈에도 자신들의 가치관을 투영하고 있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62%의 소비자가 재활용 소재로 만든 친환경 의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상 렌탈 서비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DIY(Do It Yourself) 의상도 급증하고 있다. 경제적 이유도 있지만, 창의성 표현과 환경 보호라는 가치가 결합된 결과다. TikTok과 Instagram에서는 DIY 튜토리얼이 수백만 뷰를 기록하며, 새로운 할로윈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세대별 다른 할로윈
세대별 할로윈 참여 방식에도 뚜렷한 차이가 있다. Z세대는 할로윈 파티에 가장 열정적이며(42%), 소셜 미디어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그러나 2024년 Z세대의 74%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구매를 줄였다는 조사 결과는,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보여준다.
밀레니얼 세대(25~34세)는 조기 쇼핑을 주도하며(56%), 가장 활발한 소비층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가족 단위 행사를 중시하며,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할로윈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문화적 정체성의 표현 수단
전문가들은 할로윈이 단순한 상업적 행사를 넘어 문화적 정체성과 소속감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진화했다고 분석한다. 의상 선택은 개인의 취향, 가치관, 소속된 문화 커뮤니티를 드러내는 방식이 됐다.
90년대 패션과 문화의 재부상, 클래식 공포 캐릭터의 지속적 인기는 노스탤지어가 중요한 트렌드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K-Pop, 애니메이션, 최신 영화 캐릭터의 인기는 글로벌 대중문화의 실시간 반영이다.
할로윈, 문화적 현상으로 진화
결국 2025년 할로윈은 단순한 소비 행사가 아닌, 디지털 문화, 대중문화, 사회적 가치, 개인의 정체성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TikTok의 12억 뷰 해시태그는 이러한 변화의 상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할로윈의 미래는 기술, 가치, 커뮤니티가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2025년은 이러한 요소들이 본격적으로 융합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대 켈트족의 삼하인 축제에서 시작해 19세기 미국 이민자들이 전파하고, 20세기 상업화를 거쳐, 이제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문화적 정체성 표현 수단으로 진화한 할로윈. 그 중심에 TikTok이 있고, 그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은 스마트폰을 든 수억 명의 소비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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